10월 1일부터 '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 힐링과 기록유산이 만난다

조선일보
  • 신정훈 기자
    입력 2018.09.28 03:01

    충북 청주시는 '직지(直指)'의 고장이다. 고려 우왕 3년(1377년) 충북 청주 흥덕사에서 직지(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가 편찬됐다. 백운화상이 부처와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살다간 유명 승려들의 말씀이나 편지 등에서 수양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간추려 엮은 책이다. 이를 그의 제자들이 금속활자로 간행했다고 전해진다. 서양 구텐베르크의 '42행성서'보다 78년이나 앞선 것이다.

    지난 2016년 1월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열린 ‘직지(直指) 금속활자 복원사업’ 결과보고회에서 임인호 금속활자장이 복원된 금속활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1월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열린 ‘직지(直指) 금속활자 복원사업’ 결과보고회에서 임인호 금속활자장이 복원된 금속활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신현종 기자
    세상 밖으로 나선 직지

    직지는 상·하권으로 발행됐지만, 아쉽게도 프랑스 파리국립도서관 동양문헌실에 보관 중인 하권 1권만 남아있다. 1972년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 사서였던 고(故) 박병선 박사가 수장고에서 발견했다. 그해 직지는 '세계 도서의 해' 기념행사인 '책의 역사' 전시회에 출품돼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직지는 조선 고종 때 주한프랑스 초대공사를 지낸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Collin de Plancy)가 본국에 귀국하면서 수집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11년 경매를 통해 앙리 베베르가 소장하다가 1952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됐다.

    책을 찍었다는 '청주목 흥덕사'는 오래도록 확인되지 않다가 1984년 청주시 운천동 택지조성공사 현장에서 '서원부(西原府) 흥덕사'라 새겨진 금구가 출토되면서 밝혀졌다. 흥덕사 터는 사적 제315호로 지정됐다. 흥덕사 터 인근에는 고인쇄 박물관이 있다. 직지의 고장 청주는 이렇게 탄생했다. 직지는 2001년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2016 청주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을 기념하기 위해 청주 예술의전당에 설치된 9.1m의 조형물.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론 아라드의 작품이다
    ‘2016 청주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을 기념하기 위해 청주 예술의전당에 설치된 9.1m의 조형물.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론 아라드의 작품이다./청주시
    2018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 힐링과 기록유산의 만남

    직지의 위대함을 세계인과 공유하기 위한 축제가 청주에서 열린다. 10월 1부터 21일까지 직지의 고장 청주에서 열리는 '2018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이다. 이번 축제는 청주 고인쇄박물관, 청주 예술의전당 일원에서 다채로운 전시, 공연, 학술, 체험행사 등이 열린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직지 숲으로의 초대'이다. 현대인들이 자기 수양과 힐링을 위해 숲을 찾듯이 고려인들에게도 직지가 그러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데서 착안했다. 축제장에는 위로와 치유의 공간인 '직지 숲'이 조성된다.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한석현 작가가 버려진 목재를 활용해 18m의 대형 숲을 꾸민다. 숲 속에는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책의 정원'도 꾸며진다. 여기에는 직지가 간행된 해인 1377년을 기념해 시민들에게 기증받은 1377권의 책도 있다. 직지숲에서는 매일 밤 레이저와 프로젝터 등을 활용한 미디어 쇼도 펼쳐진다.

    주제전시관에서는 직지의 저자 백운화상의 초상화도 처음 공개된다. 백운은 고려말 3대 선사 중 한명이다. 그에 대한 기록이 거의 없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충남 청양 장곡사 복장유물에서 그의 친필이 발견되면서 주목을 받게 됐다. 직지와 관련된 이들의 이야기도 소개된다. 직지를 처음 알린 고(故) 박병선 박사, 직지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반크, 직지를 프랑스로 가져간 콜랭드플랑시 주한 프랑스 초대 공사 등이다.

    직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기록유산을 모은 기획전시도 열린다.

    데스멋 컬렉션, 그림(Grimm) 형제의 '그림동화', '솜전투필름' 등이다. 데스멋 컬렉션은 네덜란드 최초 영화 배급자인 장 데스멋이 1907년부터 1916년까지 전 세계에서 제작된 900편 이상의 35㎜ 영화 필름과 원본 포스터, 홍보 포스터 등을 수집한 것이다. 영화 관련 자료를 통해 20세기 초반 사회를 투영할 기록유산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1916년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프랑스 연합군과 독일군의 주요 전투인 솜전투를 기록한 '솜전투 필름'도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 외에도 세계인쇄박물관협회(IAPM) 창립총회가 축제 기간중 열린다. 청주시 근현대기록 전시, 인기가수 공연, 먹거리 장터 1377 고려 저잣거리 등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마련된다.

    김관수 직지코리아조직위원회 총감독은 "직지코리아페스티벌은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한 힐링 여행지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직지의 고장 청주를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