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은 목요일? 혼술은 일요일?...음주 생활에 대한 잘못된 상식들

입력 2018.09.25 09:00

1년에 단 두 번,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때가 바로 추석, 설 같은 명절 기간이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친지와 회포를 풀면서 술잔을 기울이기 마련이다. 제사 후에 마시게 되는 음복주도 빼놓을 수 없다. 추석 연휴에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혼자 명절을 보내는 이들도 적적한 마음을 달랠 겸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꺼내게 된다. 요컨대 추석 명절은 술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기간이라는 것이다.

기왕 술을 마셔야 한다면 조금이라도 더 알고 마시는 건 어떨까. 알고 마시면 더 맛있다는 말도 있지 않나. 술과 음주 습관에 대한 우리의 상식을 깨는 몇 가지 통계와 자료를 찾아봤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병희 교수 연구팀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개인 음주행태 요인분석 및 음주행태 개선을 위한 가이드라인 개발 연구보고서'와 금융감독원, 보험연구원의 음주운전 관련 자료들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 틀린 상식1 평일엔 목요일에 술을 가장 많이 마신다?

주류업계에서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할 때 목요일 저녁에 한다는 불문율이 있다. 목요일 저녁에 그만큼 많은 사람이 술을 마신다는 이야기다. 주류업계에서는 주말(금~일요일)을 제외하면 목요일에 술 판매량이 가장 많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한다.

과연 실제로 그럴까. 조병희 교수 연구팀이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일 중에 목요일에 술을 가장 많이 마신다는 건 우리의 잘못된 편견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직장인들이 퇴근 후 맥주 한 잔을 즐기는 서울 을지로의 노가리 골목. /조선DB
조사 결과를 보면 평일엔 남성과 여성 모두 목요일보다 수요일에 술을 마셨다고 답한 비율이 더 높았다. 남성의 경우 평일 가운데 요일별 음주 여부를 보면 수요일이 32.1%로 가장 높았고, 목요일(28.9%), 화요일(28.4%), 월요일(23.4%)의 순이었다. 여성은 수요일이 21.1%로 가장 높았고 목요일(19.5%), 화요일(16%), 월요일(11.7%)의 순으로 나타났다.

금요일을 포함한 주말로 기간을 넓히면 남성은 금요일에 술을 가장 많이 마셨고, 여성은 토요일에 술을 가장 많이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남성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음주와 연관된 직업 활동과 사회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여성은 결혼이나 양육을 하는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는 요일이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틀린 상식2 혼술은 주말? 낮술은 남자의 문화?

드라마를 보다보면 주말 밤에 여주인공 혼자 캔맥주를 한 잔 마시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주말 밤에 집에서 혼술을 한다. 당연히 혼술은 주말에 한다는 고정관념 아닌 고정관념도 생겼다.

실제로는 어떨까. 혼술을 주말에 가장 많이 한다는 건 반만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남성의 요일별 혼술 비율을 보면 일요일이 33.5%로 가장 높았다. 반면 여성은 혼술을 가장 많이 하는 날이 주말이 아닌 월요일이었다. 여성의 요일별 혼술 비율에서 월요일은 26.2%로 일요일(21%)보다 높았다. 화요일(26%), 목요일(23%) 등 평일의 다른 요일도 일요일보다 혼술을 많이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성은 남성보다 혼술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혼술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은 여성이 68%로 남성(66.8%)보다 높았다. 특히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혼술에 대해 관대했다. 20대의 경우 남성의 75.3%, 여성의 82%가 혼술을 긍정적으로 봤다.

혼술을 긍정적으로 보는데는 TV 프로그램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혼술을 긍정적으로 답한 한 남성은 "드라마 혼술남녀, 예능프로그램 인생술집 등을 보면서 혼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드라마 ‘혼술남녀’에서 주인공이 혼술을 하는 장면. /혼술남녀 캡쳐
낮술에 대해서도 남성보다 여성이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흔히 낮술을 남성들의 문화로 여기는 시각과는 상반된 조사 결과다. 낮술을 해도 괜찮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한 여성 비율은 32.4%로 남성의 28.7%보다 높았다. 혼술처럼 낮술에 대해서도 연령대가 낮을수록 긍정적이었다. 특히 20대 여성은 절반이 넘는 51.4%가 낮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20대 남성은 43.1%였다.

◇ 틀린 상식3 술은 선배에게 배운다?

처음 술을 가르쳐주는 사람은 누구일까. 남녀 모두 친구에게 술을 배웠다고 답한 비율이 절반에 가까웠다. 그렇다면 술은 선배에게서 배우는 것이라는 말은 어디에서 온 걸까. 해답은 연령대별 '음주 교육자'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남녀 모두 40대 이상 고연령대에서는 술을 선배에게서 배웠다고 답한 비율이 '2030' 청년층보다 높게 나타났다. 40대 남성의 경우 선배로부터 배웠다고 답한 비율이 19.1%였는데 20대 남성(8.1%)의 두배 이상이었다. 40대 여성의 경우에도 선배에게서 배웠다고 답한 비율이 22.7%로 20대 여성(7%)의 3배가 넘었다. 고연령대일 수록 선배에게 술을 배운 경우가 많은 셈이다.

그렇다면 저연령대는 친구를 제외하곤 누구에게 술을 배웠을까. 바로 부모였다. 20대 남성 중 부모에게 술을 배웠다고 답한 비율은 36.7%에 달했고, 20대 여성에서도 32.4%나 됐다. 과거에는 선배에게 술을 배웠다면 이제는 집에서 부모에게 배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 틀린 상식4 음주사고 나도 동승자는 자동차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추석 같은 명절 기간에는 음주운전 사고도 많이 발생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전체 교통사고에서 음주 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이 명절 기간에는 4%포인트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음복을 하면서 한 두잔 마시는 술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과거 서울시가 음주운전 사고 예방을 위해 남산 1호터널 입구에 설치해놓은 음주운전 사고 차량. /조선DB
음주사고를 막으려면 동승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술을 마시고 운전하지 못하도록 동승자가 적극적으로 말려야 한다. 여기에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많은 사람이 음주사고 시 동승자가 입은 피해는 자동차보험을 통해 전부 보상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금감원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음주차량 동승자는 보험금에서 40% 감액된 금액만 보상받을 수 있다. 동승자의 과실이 있으면 10~20%까지 추가로 보험금이 감액될 수 있다. 최대 60%까지 보험금을 받지 못할 수 있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승자가 운전자의 안전운전을 촉구하지 않거나 장난을 치는 등의 행위로 안전운전을 방해한 경우에는 40%에서 추가로 보험금을 감액한다"고 설명했다.

보험연구원은 음주사고의 사망률이 다른 교통사고보다 훨씬 높다며 추석 명절에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일이 없도록 동승자가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전체 교통사고에서 음주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10.5%인데 비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에서 음주사고 사망자 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12.6%로 높다"며 "음주사고로 인한 피해 정도가 그만큼 크다는 뜻인 만큼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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