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 무기 구입한 중국군에 제재 부과

입력 2018.09.21 11:35 | 수정 2018.09.22 13:45

미국 정부가 20일(현지 시각) 러시아 전투기와 미사일을 구매한 중국군(軍)에 제재를 부과했다. 지난해 제정된 러시아·북한·이란에 대한 통합제재법(CAATSA)이 최초로 발동된 것으로, 이번 조치는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러시아 기업과 거래한 제3국에 가하는 제재에 해당한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중국 인민해방군 전반의 군사 장비를 담당하는 중앙군위장비발전부(EDD)가 러시아산 전투기와 지대공 미사일을 사들인 정황을 포착해 EDD와 EDD 리상푸 부장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제재 대상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돼 부동산 거래를 비롯한 금융거래와 외환거래가 전면 금지된다. 리 부장은 이에 더해 미국 비자 발급도 동결된다.

2018년 9월 20일 미 국무부가 러시아산 무기 S-400(왼쪽)와 Su-35를 구입한 중국 중앙군위장비발전부(EDD)에 제재를 부과했다. /SCMP
EDD는 러시아 유일의 국영 무기 수출업체인 ‘로소보로넥스포르트’에서 지난해 11월 다목적 전투기 Su-35 20대를 구매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S-400 지대공 미사일 1개 포대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10월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무기를 지원한다는 이유를 들어 로소보로넥스포르트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중국군이 이 업체에서 구매한 Su-35는 탐지 거리가 최대 400km에 이르고 최대 표적 6개에 미사일을 동시 발사할 수 있으며, S-400은 모든 공중 표적을 파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중·장거리 미사일이다.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제재는 2016년 미국 대선후보 이메일을 해킹하는 등 미국 대선에 개입한 러시아를 벌하려는 조치의 일환"이라며 "중국의 방위 능력을 절하시키려는 목적이 아니다"고 밝혔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이어지는 와중에 중국군을 직접 겨냥한 제재로 양국 간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러시아 국영 무기 수출업체에서 무기를 구매한 이유로 2018년 9월 20일 미 국무부에 제재 조치를 부과받은 중국 중앙군위장비발전부(EDD) 리상푸(가운데) 부장. /SCMP
이 관계자는 "중국군에 부과한 제재가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시도하는 다른 국가에 반면교사가 되길 바란다"며 "터키, 인도 등 미국의 동맹국도 러시아산 미사일을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고 경고했다.

과거 미 국무부에서 러시아 제재를 담당했던 피터 해럴 전(前) 대태러금융제재 담당 부차관보는 "국무부가 러시아산 무기 구매 대상에 부과한 이번 제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사이의 단절을 드러낸다"면서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르게 선거 개입에 대해 계속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사실이 강조된 셈"이라고 전했다.

이날 미 정부는 중국 외에도 러시아군이나 정보기관과 거래를 한 개인 30명과 기업 세 곳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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