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여행 분위기 돋우는 'Down To Earth'… 비행기서 잠 청할 땐 'Open Heart Story' 들어

조선일보
입력 2018.09.21 03:00

[나의 플레이리스트] 소설가 김연수

소설가 김연수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로 동인문학상(2003),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로 대산문학상(2005), '달로 간 코미디언'으로 황순원 문학상(2007),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 이상문학상(2009)…. 소설가 김연수(48)가 1993년 등단 후 거진 2년에 한 번씩 받아온 한국 주요 문학상들이다. 스스로는 "비평가 사랑을 많이 받아도 독자들 사랑을 받지 못하면 불행한 소설가"라고 말하지만 그의 도서 사인회에선 길게 줄 선 여고생 팬들이 "한번 안아봐도 되느냐"고 묻는 풍경이 벌어진다.

지금은 임진왜란 관련 역사 장편소설을 준비 중이라는 그는 "자료 수집하러 자주 여행을 하는데 늘 음악과 함께한다"고 했다. "혼자 다닐 땐 말할 사람이 없어 너무 조용한데 음악마저 없으면 낯선 풍경이 더 낯설게 느껴져요." 여행지에 맞는 음악을 미리 담아가 자신만의 배경음을 깐다. 최근 낸 여행 산문집 '언젠가, 아마도'를 쓸 때도 그랬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동쪽 드라켄즈버그 봉우리 위 로지에서 맥주를 마실 때는 라디오헤드의 'How To Disappear Completely'를, 미국 샌프란시스코만을 바라보며 달릴 때는 리 오스카의 'San Francisco Bay'를 배경음으로 골랐다.

"연주라고도 할 수 없고 그냥 칠 줄 아는 정도"라고 했지만 주변 지인을 모아 전자기타 연주회를 연 적도 있다. "중1 때 우연히 들은 'Hey Jude'에 반해 간 레코드 가게 주인아저씨가 비틀스 1위 곡만 모아놓은 테이프를 던져준 게 기타 독학의 계기"였다.

"글 쓸 때 음악을 들으며 특정 장면을 떠올리면 감정 유지에 도움이 돼요. 자고 나면 자주 까먹는 소설 구상도 그 음악만 들으면 다시 기억하기 쉬워요."

♪ 플라이트 퍼실리티스'Down To Earth'

호주 일렉트로닉팝 듀오 '플라이트 퍼실리티스'의 2014년 데뷔 앨범. 곡에 섞인 공항 인파의 발소리, 기내 안내 방송 등이 여행 분위기를 물씬 돋운다.

"동해 크루즈선 여행을 갔을 때 배 난간에 서서 한참 들었다. 그때 바라본 푸른 바다가 그리울 때면 반복해서 튼다. 비행기 이륙 소리가 이제 막 여행을 출발하는 기분이 들게 한다. 잠깐, 제목으로 보면 착륙 소리인 건가?"

♫ 마드레데우스 'Ainda'

1985년 결성된 포르투갈의 대표 파두(fado) 음악 그룹 마드레데우스. 서민의 애환을 담은 시를 즉흥적으로 불러내는 파두를 서정적인 기타 연주에 실어냈다.

"리스본 알파마 지구의 파두 거리에는 완전히 비탈진 언덕길이 하나 있다. 참 희한하게도 이 앨범이 그 풍경에 밀착된 그림처럼 잘 맞아떨어졌다. 아직도 거길 떠올릴 때면 사운드트랙처럼 이 음악들이 함께 들려온다."

 루크 하워드 'Open Heart Story'

호주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루크 하워드가 올해 선보인 신보. 잔잔한 선율들로 꾸려 무겁지 않게 들을 수 있다.

"비행기나 기차에서 잘 때 꼭 듣는 앨범. 시차 때문에 잘 못 잘 때가 많아 여행지에서의 수면용 음악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앨범을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으로 틀어놓으면 신기하게도 스르륵 금세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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