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원 상습 성추행' 이윤택 1심서 징역 6년 선고…'미투' 첫 실형

입력 2018.09.19 14:22 | 수정 2018.09.19 16:33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극단원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는 이윤택(66) 전 연희거리단패 예술감독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미투(MeToo) 운동’으로 고발돼 재판에 넘겨진 유명인사 중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이씨가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황병헌)는 19일 상습추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청소년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연출자로 높은 명성과 권위를 누리면서 자신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에 있는 연희단 거리패 배우들을 상대로 오랜 기간, 지속적, 반복적으로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이어 "여러 차례 단원들의 문제제기가 있었고, 공개 사과 등(을 통해) 과오를 반성할 기회가 있었지만 책임을 회피하고 더 나아가 피해자들이 자신을 몰아가고 있다며 책임을 전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이 공소장에 적시한 25회 강제추행 중 18건을 유죄로 인정했다. 18건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이 사건 후 상당 기간이 지난 뒤에도 법정에서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며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들이 미투 운동에 용기를 얻어 자신들이 당한 피해를 늦게나마 밝힌 것으로 보인다"며 "특별히 고소의 진정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씨는 1999년부터 2016년 6월까지 18년 동안 극단원 23명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극단원들에게 안마를 강요하면서 자신의 주요 부위를 만지게 하거나, 연기 지도를 빌미로 극단원들의 신체를 상습적으로 만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공소시효를 고려해 2010년 7월부터 2016년 12월 사이 배우 9명을 대상으로 한 25차례 성범죄에 대해 상습 강제추행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이씨는 2016년 12월 여배우를 성폭행해 우울증 등에 시달리게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 7일 결심공판에서 "극단 내 왕처럼 군림하며 수십 차례 여배우들을 성추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반면 이씨는 최후 진술에서 "완성도 높은 연극을 만들자고 밀어붙이다 보니 (생긴) 불찰"이라며 "과욕이 빚은 연기 지도에 상처를 입은 피해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피해자들이 제 연기지도와 안마 요구를 거부하지 않고 받아줘서 고통을 몰랐다"며 "잘못을 스스로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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