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 육수에 푸아그라… 프랑스 입맛을 사로잡다

입력 2018.09.17 03:00

미쉐린 스타 셰프 이영훈·권우중, 부르고뉴 축제서 퓨전 메뉴로 호평

"프랑스에서 푸아그라를 자주 먹었지만 이런 맛은 처음입니다. 고소한 맛이 살아 있으면서도 전혀 느끼하지 않아요."

지난 14일(현지 시각) 밤 프랑스 부르고뉴의 고성(古城) '클로 드 부조'에서 한국 문화와 음식을 알리는 '수라상 축제'가 열렸다. 유네스코 세네갈 대표부의 무아마두 사르 1등서기관은 "놀라운 맛"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그가 맛본 음식은 한국인 요리사 이영훈(34)씨의 대표 메뉴 '멸치 육수에 얹은 푸아그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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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부르고뉴에서 열린‘수라상 축제’에서 외교 사절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한국인 요리사 이영훈(왼쪽)·권우중(오른쪽)씨. 가운데는 문화교류 단체‘우리문화 세계로’의 한상인 대표. 오른쪽 작은 사진은 이영훈씨의 대표 메뉴 '멸치 육수에 얹은 푸아그라'. /부르고뉴=손진석 특파원
이날 축제에는 파리 유네스코에서 일하는 32국 44명의 외교 사절단과 부르고뉴 정·관계 인사 등 총 97명이 초청받았다. 올해 9년째 열리는 이 축제에 올해는 미쉐린 가이드의 스타를 받은 한국인 요리사 2명이 프랑스와 한국식을 결합한 음식으로 외교 사절들을 사로잡았다.

이씨는 프랑스 '미각(味覺)의 수도'로 불리는 리옹에서 식당 '르파스탕'을 운영하며 2016년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최초로 미쉐린 스타 1개를 받았다. 이날 이씨와 함께 요리한 권우중(38)씨는 서울 신사동 음식점 '권숙수'의 오너 셰프로, 역시 2016년 미쉐린 스타 2개를 받았다.

얇게 저민 전복에 캐비아를 올린 뒤 30년 된 씨간장을 뿌린 권씨 요리도 이날 인기 만점이었다. 권씨는 전복과 캐비아 모두 한국산을 써야 한다며 재료를 공수해왔다. 씨간장은 권씨 어머니가 담근 것이다. 소피 올리에―도마 부르고뉴주 관광국장은 "억지로 섞은 듯한 퓨전 요리가 아니라 매우 자연스러운 한국식 프랑스 요리"라고 말했다.

수라상 축제는 한·불 문화 교류 단체인 '우리문화세계로(G3C)'의 한상인(68) 대표가 주최하고 있다. 그는 '마지막 개성상인'으로 불리는 개성상회 한창수(2000년 작고) 회장의 딸이다. 1973년 유학생으로 프랑스에 건너와 정착했으며, 부르고뉴 지방에서 쌓은 인맥을 활용해 2010년부터 이 축제를 열고 있다. 한 대표의 주선으로 올해는 "음식에서 세계 으뜸이라는 프랑스에서 한국 요리의 저력을 보여주자"고 의기투합했다.

이씨와 권씨는 이날 초청 인사들에게 "한국적인 느낌을 살린 프랑스 음식을 내놓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미셸 뇌뇨 부르고뉴주 부지사는 "수라상 축제에 올 때마다 진미를 맛볼 수 있다"며 "올해 나온 음식들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특색이 있고, 특히 부르고뉴 와인과 잘 어울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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