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대마도 불상, 다시 일본에 돌려주자

조선일보
  • 박상국 한국문화유산연구원장
입력 2018.09.17 03:08

박상국 한국문화유산연구원장
박상국 한국문화유산연구원장
2012년 10월 우리나라 절도단이 일본 대마도에서 불상 2점을 절취해 밀반입한 사건이 일어났다. 관세음보살좌상은 장물이므로 국제협약 정신에 따라 반환해야 한다는 의견과 고려 말에 왜구의 약탈품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돌려주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해 만 6년이 되도록 법원에 계류 중이다.

20년 이상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 실태 파악 조사에 참여해 온 필자의 눈에는 이러한 양상들이 너무 과열되고 격앙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일련의 논란들이 자칫 한·일(韓日) 간 감정싸움으로 번지거나 과도한 애국주의로 발현된다면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에 득(得)이 되지 않는다. 문화재 환수는 온 국민이 바라지만 국가적인 일이고, 국가 간 외교적인 방법에 의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 감정이나 개인의 운동 차원에서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올 12월 열릴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 특별전 '대(大)고려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마도 불상 판결 이후 일본의 사찰들이 고려 불화 대여를 꺼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대마도 이즈하라 항구 근처 가게 30곳 중 7곳에 '한국인 입점 금지'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고 한다.

아무리 귀중한 문화재라도 어떻게 일본에 가게 됐는지 그 과정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왜구가 불상을 약탈했을 개연성은 있지만 단정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문화재 절도범들이 훔쳐온 장물에 대해, 우리 것이니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되찾아야 한다는 것은 문화재 제자리 찾기가 아니다. 이 관음보살상은 일본에서 훔쳐온 불상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닐 것이기 때문에 신앙의 대상으로 숭배받기도 어려울 것이다.

한국에서 제작한 불상을 일본인이 오랜 세월 동안 지니고 신앙하고 있다는 것은 예사의 인연이 아니다. 이제 우리 중생이 스스로 묶고 있는 쇠사슬에서 벗어나 어느 나라도 흉내 낼 수 없는 한·일 간의 우호를 이어나가게 하자. 이제 남은 일은 서산 부석사가 중심이 돼 관세음보살좌상을 대마도까지 성대하게 이운(移運)할 일만 남았다. 한·일 관계를 다시금 펼치는 멋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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