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과 이재명, 文대통령과 '방북' 못하는 이유는?

입력 2018.09.16 19:57

오는 18일 시작되는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북하는 특별수행원 명단에서 4대 그룹 총수중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만 빠졌다. 정 부회장은 이 기간에 미국 정부 인사들을 만나 자동차∙부품 수입규제 예외를 인정받기 위한 설득에 나선다. 현대차는 이같은 입장을 정부에 전했고, 정부도 이를 양해했다. 남북정상회담도 중요하지만 당장 경제도 간과할 수 없는 청와대의 고민이 읽힌다.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6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특별수행원 명단을 발표하면서, 현대자동차에서는 김용환 부회장이 평양에 동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SK 최태원 회장, LG 구광모 회장 등 총수가 직접 문 대통령과 함께 평양에 가는 것과 대조적이라 눈길을 끌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조선DB
임 실장은 "정의선 부회장은 오늘 출국해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등과 일련의 미팅이 잡혀 있다"며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 부분 예외를 인정받는 문제에 대해 핵심 당사자로서의 일정이 오래전부터 잡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도 적극적으로 그쪽 일정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도 "미국 행정부 및 의회 고위 인사들과 일정이 사전에 예정돼 있었다. 우리 정부와도 협의가 됐다"고 밝혔다.

4대 그룹의 방북 이유를 설명하는 청와대 설명을 들어보면, 정 부회장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 임 실장은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한 재판이 진행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특별수행원 명단에 들어간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재판은 재판대로 엄격히 진행될 것이고 일은 일"이라고 답했다. 지지층의 반발이 있더라도 이 부회장을 특별수행원 명단에 넣을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임 실장은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도 4대 그룹 총수가 함께 했다"며 "비핵화가 잘 진행되고 남북 관계가 함께 진전되면 평화가 경제고 경제가 평화라고 생각한다. 경제인들도 오래전부터 많은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특히 대기업중에서 4대 기업, 경협기업중에서 현대아산 등을 해당 분야 대표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4대 그룹’ 총수 평양행에 청와대가 들인 공을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최근 악화되는 경제지표로 고민이 깊은 정부 입장에서는 당장 발등의 불인 미국 자동차 시장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였던 셈이다.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왼쪽), 최문순 강원도지사. /연합뉴스
지자체장 중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특별수행단에 ‘깜짝’ 포함됐다. 청와대는 박 시장은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의장’이란 명분으로, 최 지사는 접경지역 단체장이란 명분으로 특별수행원 명단에 올렸다.

다만 강원도만큼이나 ‘의미있는’ 북 접경지인 경기도 이재명 지사는 특별수행원에 들지 못했다. 북한과 경계를 마주하고 있는 인천광역시, 경기도, 강원도. 이 중 강원도는 접경지역 땅은 넓지만, 가장 많은 기초자치단체와 인구를 보유한 지자체는 경기도다. 인천은 2개, 강원은 6개의 기초자치단체가 각각 북한과 경계를 맞대고 있다. 경기는 고양, 파주, 김포, 양주, 포천, 동두천, 연천 등 7개 시ㆍ군이 접경지역이다. 이 지사는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 자리를 놓고 박 시장과 경쟁하는 관계이기도 하다. ‘졉경지역’ 단체장을 강원지사, 경기지사 중 반드시 한 명만 골랐어야 하는지, 어떤 이유로 경기도지사는 빠지고 강원도지사만 선택됐는지는 설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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