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유튜브 1인방송' 인기에… 방송법 규제 들이미는 與

입력 2018.09.15 03:00 | 수정 2018.11.02 20:51

與 "공중파처럼 규제해야"… 野 "국가주의 발상, 여론에 재갈"
펜앤드마이크 구독자 24만… 전문가 "방송법 적용은 아이러니"

최근 여권(與圈)에서 유튜브 등을 통한 '인터넷 1인 방송'을 규제하는 방송법 개정에 착수하면서 정치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인터넷 1인 방송에서 가짜 뉴스가 판치고 있기 때문에 공중파나 종편처럼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야권에선 유튜브에서 인기를 끄는 정치·시사 분야 1인 방송 대부분이 보수나 야당 성향이어서 규제하려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인터넷 뉴미디어 규제는 국가주의적 발상이자 여론 재갈 물리기"라는 반발도 나온다.

민주당 김성수 의원과 정의당 추혜선 의원 등이 포함된 국회 언론공정성실현모임은 지난달 24일 인터넷 1인 방송까지 방송법 테두리에 넣을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 초안을 공개했다. 현재 1인 방송은 유튜브 등 방송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자가 자율 규제 지침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법에 1인 방송 규제 조항을 넣게 되면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중파 방송처럼 벌금이나 방송 금지 등 강도 높은 제재를 할 수 있다.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에서 가짜 뉴스가 유통되는 것에 대해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국회에서도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국회 안팎에선 이번 방송법 개정 시도가 보수 성향 1인 방송들을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정기 구독자가 많은 1인 방송은 보수 성향이 대부분이고, 진보 성향은 김어준씨와 일부 민주당 의원의 개인 방송 등 소수에 그치고 있다.

대표적 '1인 방송'인 '펜앤드마이크'는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이 진행하는데 구독자가 24만명이 넘는다. 매일 한 시간가량 진행하는 생방송은 동시 접속자가 수천 명에 이르고, 누적 조회 수가 200만에 달하는 동영상도 있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이 진행하는 '황장수의 뉴스브리핑',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가 만든 '조갑제 TV',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가 운영하는 '신의한수' 등도 정기 구독자가 10만명 이상이다.

이런 1인 미디어 방송들엔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 주도 성장은 실패했다" "남북 협상은 결국 김정은에게만 이로울 것" 등 현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이 많다. 펜앤드마이크는 최근 "진짜 청와대 주인은 누구인가" "문 대통령 건강을 둘러싼 논란이 있다"는 내용을 방송했다. 여권은 이런 발언이 '가짜 뉴스'에 해당하기 때문에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인터넷 방송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보수 재갈 물리기'라며 반발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소속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가 가짜 뉴스를 내보내도 규제하자고 한 적이 없다"며 "유튜브에서 자기들 비판이 나오니까 법으로 입을 막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과거 나꼼수 등 여권 성향 인터넷 뉴미디어들이 인기를 끌 때는 여기에 적극 출연하며 옹호해 왔다. 야당 관계자는 "여당의 전형적 '내로남불'"이라고 했다.

일부에선 공중파 방송처럼 1인 방송을 규제하는 것이 비상식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황근 선문대 교수는 "인터넷 통신 시스템에 기반한 1인 미디어를 방송 서비스로 보는 건 아이러니"라며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도 있고 유튜브가 우리나라 회사도 아니어서 실제 규제가 가능할지도 미지수"라고 했다. 민주당의 한 과방위 의원도 "인터넷 1인 미디어가 방송 형태를 갖춰 규제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일반 시민들이 동영상을 만들어 자기 SNS에 올리는 것도 방송과 다를 게 뭐냐는 비판 소지가 있긴 하다"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