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앞둔 정상회담… 의제·일정 아직도 모른다

조선일보
  • 정우상 기자
    입력 2018.09.15 03:00

    文대통령 서해 직항로로 평양行만 공개… 靑 "16일부터 밝힐 것"
    판문점 선언서 합의한 '연내 종전선언' 구체적 날짜 나올지 관심

    남북은 14일 판문점에서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실무회담을 했다.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을 불과 4일 앞두고 열린 실무협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과 의제, 그리고 수행단 규모와 세부 일정이 논의됐다. 그러나 정부는 회담 및 주요 일정을 생중계하고, 대표단이 서해 직항로로 평양에 간다는 사실만 공개했을 뿐 회담 의제 및 세부 일정, 숙소, 방북단의 구체적 구성 및 규모 등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보안상의 이유를 들었지만 현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 추진에서의 투명성을 강조해온 것과 비교하면 지나친 '기밀주의' '깜깜이 방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부터 분야별로 차례대로 공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실무회담에는 우리 측에서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권혁기 춘추관장, 최병일 경호본부장 등 4명이 참석했고, 북한에서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 리현 통전부실장, 김병섭 노동당 선전부 과장이 나왔다.

    권혁기 춘추관장은 5시간의 회담 이후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대표단은 서해 직항로로 평양을 방문한다"며 "남측 선발대는 9월 16일 파견하며 육로를 이용한다"고 밝혔다. 남북은 평양 방문 일정 중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첫 만남과 정상회담 주요 일정은 생중계하기로 했다.

    역대 평양 남북 정상회담 비교 표

    이번 평양 남북 정상회담은 의제와 일정 등 상당 부분이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의 남북 정상회담과 겹친다. 2007년 남북 정상은 10·4 선언을 통해 서해 평화수역 설치, 철도·도로 등 남북 경제협력 확대, 종전선언 추진 등을 합의했었다. 10·4 선언의 주요 내용은 지난 4월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에도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 때 미·북 간 비핵화 협상 중재 등 비핵화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임을 예고했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 비중으로 비핵화가 다뤄질지는 남북 간 정상 합의서가 나온 이후에 가늠할 수 있다. 4월 판문점 정상회담 때도 비핵화가 주요 의제라고 했지만 결과물로 나온 판문점 선언에는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라는 수준에 그쳤고 순위도 제일 뒤로 밀려났다.

    문 대통령은 13일 원로 자문단과의 오찬에서 "북한은 미래의 핵뿐 아니라 현재 보유하는 핵무기, 핵물질, 핵시설, 핵프로그램 같은 것을 폐기하는 단계로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핵 리스트를 미국에 제출하고,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을 동시에 이행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이것이 남북 합의서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남북은 판문점 선언에서는 '연내 종전선언'을 합의했지만, 이번에 구체적인 날짜까지 제시할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제협력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첨부한 비용 추계서에서 남북 철도와 도로 연결, 산림(山林) 협력 등 경제협력 사안들을 제시했었다. 정부는 내년도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에 융자 1087억원을 포함해 2951억원을 편성하고 '산림 협력'(1137억원), '사회·문화·체육 교류'(205억원), '이산가족 상봉'(336억원)도 예산을 늘린 바 있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 때 4대 그룹 총수급 인사들에게 동행을 요청하는 등 경협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북한이 대북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경협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비핵화와 대북 제재 이후 경협의 큰 그림을 그리고, 이번에 합의된 경협 사항들은 제재 해제 이후에 시행한다는 단서를 달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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