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별건 수사… 前육군대장 탈탈 털어 나온건 184만원

입력 2018.09.15 03:00

공관병 갑질 논란 박찬주, 뇌물수수 1심 징역 4개월·집유 1년

前 육군대장 박찬주
前 육군대장 박찬주
박찬주(60) 전 육군 대장은 '갑질 대장' 낙인을 받았다. 자식뻘인 공관병을 부당하게 부려먹고 괴롭혔다는 이유였다. 여론이 들끓자 군 검찰이 수사에 나섰고, 그는 작년 9월 현역 대장으로는 13년 만에 구속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병사를 사적으로 이용한 측면은 있지만 직권남용죄에 이르지 않는다'고 군 검찰은 판단했다. 제기된 의혹도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니었다.

그러자 군 검찰은 박 전 대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했다. 오랜 지인인 고철업자로부터 총 20회에 걸쳐 760만원 상당의 향응과 접대를 받았다고 했다. 또 부하의 보직 청탁을 들어줘 부정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도 포함됐다. 군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유지를 맡은 검찰은 박 전 대장에 대해 징역 5년에 벌금 1억원을 구형했다.

박 전 대장의 이 같은 혐의에 14일 법원이 일부만 유죄라는 판단을 내렸다. 가장 중요한 기소 내용인 뇌물수수는 향응 4회, 184만원만 인정했다. 형량도 구형에 크게 미달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이준철 부장판사)는 이날 박 전 대장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400만원과 추징금 184만원을 선고했다. 박 전 대장은 4개월 동안 수감 생활을 했으며 지난 1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박 전 대장에 대한 수사와 기소는 처음부터 논란이 많았다. 그가 작년 8월 육군 제2작전사령관으로 재직할 때 공관병을 상대로 부당한 지시와 가혹 행위 등을 했다는 군인권센터의 폭로가 이어졌다. 국방부는 보직을 해임하고 육군인사사령부 정책연수라는 법령에도 없는 임시 보직을 부여했다. 이 때문에 박 전 대장은 현역 군인 신분을 유지한 상태에서 구속됐다. 군 검찰이 나서서 피해자로 지목된 공관병들을 조사하는 등 혐의 입증에 주력했으나 끝내 갑질 부분은 기소하지 못했다. 냉장고 10대 군용품 절도 등 일부 폭로 내용은 사실이 아니었다. 결국 기소된 혐의는 뇌물수수였다. 작년 12월 대법원에서 박 전 대장이 군 인사법에 따라 자동 전역이 됐다고 결정하면서 재판이 군사법원에서 민간법원으로 넘겨졌다.

박 전 대장의 뇌물수수 혐의는 폐군수품 사업에 관여하는 고철업자 곽모씨와 어울리며 2014년부터 숙박비·식사비·항공료 명목으로 20차례, 760만원 상당의 향응과 접대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곽씨에게 2억2000여만원을 빌려주고 통상의 이자보다 많이 받기로 했다는 혐의도 포함됐다.

그러나 법원은 2016년 5~6월 4회의 숙박비·식사비 184만원만 유죄로 판단했다. 해당 시기에 곽씨가 제2작전사령부 직할 부대의 사업을 수주했기 때문이다. 박 전 대장이 7군단장, 육군 참모차장 등으로 재직하던 당시의 16건은 "직무 관련성이 없고 지휘감독권,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지 않아 청탁이나 편의 제공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또 곽씨에게 과다한 이자를 받기로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2008년부터 친분을 맺고 수십 차례 대여·변제를 해온 사이고, 당시 곽씨는 폐군용품 계약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적인 금전 거래를 넘어서는 뇌물로 보기 어렵다"며 역시 무죄로 판시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장이 제2작전사령관 재직 시절 부하 이모 중령의 보직 청탁을 들어준 행위에 대해서는 "이미 보직 분류가 끝난 상태에서 전속 부관을 통해 원하는 보직을 발령받도록 한 일련의 절차들이 이례적이어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직무를 수행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유죄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최고위직 장성으로 청탁을 받고 부하의 인사에 개입하고 휘하 군부대와 계약을 체결한 업체 관계자로부터 뇌물을 받아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향응 액수가 많지 않고 장기간 군인으로서 성실히 복무해 국가 방위에 기여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 전 대장은 "곽씨와는 오래 인간적인 관계를 맺은 사이인데 일부 기간만 잘라내 뇌물수수로 판단했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또 "병석에 있는 부모 때문에 마지막으로 고향에서 근무하겠다는 부하의 절박한 고충을 들어주는 차원에서 검토해 보라고 했을 뿐 청탁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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