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살 소녀가 불붙인 호주 國歌 논쟁

조선일보
  • 이철민 선임기자
    입력 2018.09.15 03:00

    "호주는 젊다 표현, 원주민 무시" 국가 제창할 때 일어서기 거부

    국가(國歌)의 가사 일부가 인종차별적이라며 학교에서 제창 때 일어서기를 거부한 아홉 살짜리 초등학생의 행동을 놓고 호주에서 뜨거운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에 사는 하퍼 닐슨이란 4학년 여학생은 "우리는 젊고 자유롭다(young and free)"는 가사에서 'young'이란 표현이 6만5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호주 원주민들의 역사를 무시한다며, 국가 제창 때 기립을 거부했다. 백인인 이 아이는 "원주민들이 이 국가를 듣게 되면 소외된 느낌이 들고 화날 것"이라고 호주 매체에 말했다. 학교 측은 아이에게 방과 후 학교에 남는 벌을 내리고, 정학(停學)당할 수도 있다고 통보했다. 호주 인구에서 원주민은 2%를 차지한다.

    '아름다운 호주여, 전진하라'는 제목의 이 국가는 영국 국가 '신이여, 여왕을 구하소서'를 대체해 1977년 국민투표로 채택됐다. 그러나 '젊다'는 표현 때문에 계속 논란거리가 됐고, 특히 원주민들의 반발이 심했다.

    시드니대 역사학자인 리처드 화이트는 BBC방송에 "새 국가는 호주를 역사가 거의 없는 새로운 땅으로 묘사해, 원주민이 겪은 많은 희생과 박탈감을 외면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파 정치인들은 소셜미디어에서 "부모가 애를 어떻게 세뇌시킨 거냐" "기립 거부는 국가와 참전용사를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아이가 계속 버릇없이 굴면 정학시켜야 한다"고 아이와 부모를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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