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가구였던 텔레비전… 이젠 눈에 안 띄는 게 미덕

조선일보
  • 이해인 기자
    입력 2018.09.15 03:00

    텔레비전의 즐거움

    텔레비전의 즐거움

    크리스 호록스 지음|강경이 옮김|루아크
    308쪽|1만9000원


    1928년 9월, 학회지 '텔레비전'에 삽화가 한 장 실렸다. 야외에 놓인 작은 텔레비전 앞에 수백 인파가 몰려들고 그 틈에 넘어져버린 사람이 외친다. "사람들에게 깔려 죽는 한이 있어도 저 텔레바이저를 보고 말 거야." 90년 전 예견은 정확했다. 사람들에게 텔레비전은 뗄 수 없는 일상이 됐다.

    텔레비전은 원래 문학적 상상으로 존재했다. 19세기 소설가 에드워드 로빈슨, 조지 월 등의 과학소설에서 하나의 소재로 등장했다. 1920년대가 돼서야 기술적으로 구현된 텔레비전은 전쟁을 거치며 빠르게 발달한다. 영국 정부는 일찌감치 군사 분야에 적용하길 기대하며 텔레비전과 레이더를 연결하려 했다. 나치는 부상당한 장병들을 위한 생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해 병원에서 방송했다. 1960년대에는 백남준의 비디오아트처럼 텔레비전과 맞선 예술이 등장하기도 했다.

    손에 쥘 만큼 작아지기도 했다가 무한정 커지기도 하면서 발전해 온 그것은 오늘날 '최대한 눈에 띄지 않는 것'으로 흘러가고 있다. 두꺼운 브라운관은 사라졌고 평면 스크린만 남아 벽에 걸린다. '가구' 텔레비전의 종말이다. 현대인의 필수품 텔레비전의 역사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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