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을 말한다] '일본, 국수에 탐닉하다'

조선일보
  • 이기중 전남대 문화인류고고학과 교수
    입력 2018.09.15 03:00

    이기중 전남대 문화인류고고학과 교수
    이기중 전남대 문화인류고고학과 교수

    어느 나라건 그 나라를 느끼게 하는 음식이 있다. 지금 인천공항에 가서 오랜 외국 여행길에서 돌아온 한국인에게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어떤 음식을 댈까?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나는 단연 '물냉면'이다. 다음은 '국밥'이다.

    그렇다면 일본 사람은 어떨까? 몇 년 전, 일본 최초 여성 우주비행사가 우주에서 돌아와 한 인터뷰가 생각난다. 기자가 그녀에게 "지금 가장 먼저 무엇이 먹고 싶냐"고 물었더니 "돈코쓰라멘"이라고 말하는 것을 일본 TV에서 본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아! 라멘이 일본 사람들에게는 솔 푸드구나'라고 느꼈다.

    사실 수십 년 전, 내가 일본에 가서 처음 먹어본 음식도 라멘이었다. 그 후로 일본 연구를 위해 수십 번 일본을 찾았는데 그때마다 하루 한 끼는 소바, 우동, 라멘 등 면으로 해결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먹고 있는 일본 면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어떻게 일본 전역에 8만 개가 넘는 라멘집이 있고, 일본에서 제일 작은 현(縣)인 시코쿠의 가가와(香川)에 900개나 되는 우동집이 있을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7년 전 처음 짐을 쌌다. 오로지 일본 면을 먹기 위해 일본 전역을 누볐다. 7년 동안 10번 일본을 찾았다. 일수로 치면 100일 되었으니 '100일간의 일본 누들 여행'이 된 셈이다. '일본, 국수에 탐닉하다'(따비)는 그 여행의 결과물이다.

    이제 일본 누들로드 여행을 끝내고 지구상 다른 곳에서 또다시 '탐닉'할 것을 찾고 있다. 또 다른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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