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만에 역사 속으로…폴크스바겐 ‘비틀’ 내년 단종

입력 2018.09.14 15:41

독일 폴크스바겐의 ‘비틀’이 내년 7월을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딱정벌레 디자인으로 유명한 비틀은 세계 최초의 대중차다. 튼튼하고 무난한 주행 능력으로 반세기 이상 2000만대 넘게 생산됐으며, ‘한가지 모델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폴크스바겐 미국법인은 13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전기차 생산에 주력하기 위해 내년 7월 멕시코 푸에블라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을 마지막으로 비틀을 단종한다"며 비틀 파이널에디션(Final Edition) 출시를 예고했다.

1930년대 나치 독일의 ‘KdF 프로그램(가족 구성원의 즐거움이 국가의 생산력의 바탕이 된다)’ 선전물에 쓰인 ‘비틀’. / 위키피디아
비틀의 역사는 193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독일 나치 정부는 폴크스바겐과 포르쉐의 창시자인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에게 ‘KdF 프로그램(가족 구성원의 즐거움이 국가의 생산력의 바탕이 된다)’의 일환으로 ‘모든 국민이 탈 수 있는 차’를 요구했고, 그 결과 비틀이 탄생했다. 이후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면서 군용으로 동원됐던 비틀은 히틀러가 사열차로도 자주 애용한 것으로 알려져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히틀러의 유산’으로도 불린다.

비틀은 1949년 북미에 데뷔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1968년 월트디즈니 영화 ‘러브 버그’에 등장한 덕이 컸다. 블룸버그는 "영화가 개봉된 1968년엔 미국에서만 연간 42만3000대가 팔렸다"며 "1990년대까지도 그 인기가 유지됐다"고 전했다. 히피들 사이에서도 실용적인 교통수단으로 입소문이 나 ‘히피의 상징’이란 별칭도 얻었다.

비틀은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소비자들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같은 큰 차량에 주목하는 등 시장 트렌드가 빠르게 변한 탓이었다. 주요 고객층이었던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령화로 비틀에 대한 향수도 점차 옅어졌다.

결국 폴크스바겐은 2003년 비틀의 1세대 모델 생산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폴크스바겐은 2012년 ‘뉴비틀’을 내놓으면서 재기를 시도했지만 비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점점 시들해졌다. 이른바 ‘디젤 게이트’로 불리는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측정치 조작 사건도 큰 악재가 됐다.

1968년형 ‘비틀’. / 위키피디아
전문가들은 비틀의 단종과 함께 ‘소형차 시대’의 종말에 애도를 표했다. 미 자동차 평가기관 ‘켈리블루북’의 칼 브라우어 선임 전략가는 CNN에 "폴크스바겐이 포드의 ‘머스탱’이나 쉐보레의 ‘카마로’, 닷지의 ‘챌린저’처럼 시장 트렌드에 맞서지 못하고 단종 선언을 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소형차 시장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제조업체들이 상징적인 소형차 모델 단종을 선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폴크스바겐이 짧은 시일 내에 비틀을 부활시킬 가능성은 ‘0’에 가깝다. 그러나 하인리히 뵙켄 폴크스바겐 미국법인 대표는 이날 "절대 아니란 법은 없다"며 향후 비틀 모델이 다른 형태로 다시 나타날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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