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의회, ‘성 정체성’ 법안 통과…14세부터 성(性) 선택 가능

입력 2018.09.14 11:06

칠레 의회가 5년 만에 ‘성 정체성’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14세 이상의 칠레인은 누구든지 자신의 ‘법률적 성(性)’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미국 타임지에 따르면 칠레 의회는 이달 12일(현지 시각) 성 정체성에 관한 법안을 찬성 95표, 반대 46표로 통과시켰다.

법안에 따르면 만 14세 이상 18세 미만인 청소년은 부모나 보호자의 동의 아래 재판을 받고 성과 이름을 바꿀 수 있다. 다만 재판은 형식적인 절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만 18세 이상의 미혼자는 재판 없이 칠레 주민등록국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성과 이름을 바꿀 수 있다. 기혼자의 경우 가정법원의 판결 후 성과 이름을 변경할 수 있다.

2018년 6월 30일 칠레 중남부 푸에르토 몬트에서 성소수자 관련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 /타임
칠레의 게이인권단체 ‘동성애평등해방운동(MOVILH)’은 "역사적인 법안이 통과됐다. 수천명의 삶이 변화할 것"이라고 감회를 표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법안 적용 대상에 14세 미만의 아동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두고 아쉬움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성소수자(LGBTQ) 활동가인 롤란도 히메네스는 "오늘 법안이 통과된 소식은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결과"라며 "14세 미만 성소수자를 차별한 내용으로 인해 더 많은 자살자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인 칠레는 보수적 성향이 강한 나라다. 칠레 산티아고 타임스에 따르면, 칠레 의회는 2013년부터 이 법안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전을 벌여왔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30일 내로 법안에 서명하면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그러나 법안 시행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안에 부정적인 칠레 의원들은 의회 투표가 끝난 후 이 법안을 헌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타임지에 따르면 칠레 헌법재판소는 제 3의 입법부와 같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는 이미 상하원을 통과한 법안을 수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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