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받는 검찰 수사

조선일보
  • 양은경 기자
    입력 2018.09.14 03:07

    [사법부 70주년] 소환한 전·현직 판사만 50여명… 수사 빨라지면 대거 입건 가능성

    검찰이 수사 중인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규명 필요성을 강조하고, 김명수 대법원장도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검찰 수사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사실상 수사를 더 강하게 하고 법원도 이에 협조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검찰이 그동안 이 사건 수사와 관련해 소환 조사를 한 전·현직 판사는 줄잡아 50여명에 달한다. 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를 비롯해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전 대법원 양형위원), 정모 울산지법 부장판사 등 10여명이 공개 소환됐고, 비공개로 검찰 조사를 받고 간 전·현직 판사들도 4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렇게 저인망 수사를 펼치는 이유에 대해 "법원이 압수 수색 영장을 상당수 기각했기 때문"이라고 해왔다. 압수 수색을 못해 자료를 확보할 수 없는 만큼 개별 사건마다 관련자들을 불러 진술과 증거를 확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발언이 나온 만큼 앞으로 법원이 영장 발부를 보다 쉽게 해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에서도 분명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그리되면 수사가 더 속도감 있게 전개될 것"이라고 했다.

    이 경우 전·현직 법관 수십명이 무더기로 형사 입건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크게 추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부장판사는 "공개 소환돼 조사를 받은 판사에게 재판을 받는 당사자들이 그 재판을 신뢰하겠느냐"며 "수사가 끝난 뒤에도 당사자들이 법원을 불신해 재판 결과를 수긍하지 않는 등 후폭풍이 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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