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두환 회고록, 5·18 역사왜곡…7000만원 배상하라"

입력 2018.09.13 16:03

전두환 전 대통령/조선DB
전두환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했다며 유족들에게 피해를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민사14부(재판장 신신호)는 13일 5·18 관련 단체와 고(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가 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이 5·18 관련 단체 4곳에 각 1500만원씩, 조 신부에게는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또 회고록 일부 표현을 삭제하지 않는다면 출판, 배포를 금지한다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은 당시 계엄군 관계자들이나 일부 세력의 근거 없는 주장에만 기초해 5·18 발생 경위와 진행 경과를 사실과 다르게 서술했다"며 "조 신부 등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했다. 이어 "역사적 평가가 내려진 5·18에 대해 다른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과잉진압을 한 당사자들의 진술이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에 기초해 검증을 거쳐야 한다"며 "이에 대한 증거는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 주장처럼 5·18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일 수 있고 서로 다른 견해를 밝힐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고증을 거친 객관적인 자료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면 역사 왜곡"이라고 했다.

전두환 회고록/뉴시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을 ‘폭동’으로 규정했다. 논란이 됐던 헬기 사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을 ‘광주사태 치유를 위한 씻김굿의 제물’이라고 했다. 이에 5·18단체 등은 지난해 6월 전 전 대통령을 상대로 회고록 출판과 배포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법원은 앞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고 회고록의 출판, 배포를 금지했다.

전 전 대통령은 손해배상청구 소송 외에도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회고록에서 조비오 신부에 대해 ‘가면을 쓴 사탄’,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한 것이 사자명예훼손이라고 검찰은 판단했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은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 진단 사실을 공개하는 등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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