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글 쓰거나 집중할 땐 'Skyfall'… 아무것도 안한 하루도 '밤 편지' 들으면 뿌듯

조선일보
  • 윤수정 기자
    입력 2018.09.14 03:00

    [나의 플레이리스트] 서수민 PD

    [나의 플레이리스트] 서수민 PD

    이름 석 자로 '아~ 그 사람'을 끌어내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서수민(46· 사진) PD는 그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다. 1995년 KBS에 입사한 그는 폭소클럽, 개그사냥 등 다수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주로 맡았다. 특히 1999년 조연출 시절부터 맡았던 개그콘서트는 KBS 대표 간판 개그 프로그램이 됐다. 2016년에 사표를 내고 몬스터유니온 예능부문장으로 이적했다. "관리직에 머물기보단 제작을 오래, 많이 하고 싶다. 세상을 바꾸는 예능을 만들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사람 냄새 짙게 풍기는 그가 "스스로에게 휴식과 위로를 주고 싶을 때 찾는 건 음악"이라고 한다. "20대 때는 연애 감정에서 오는 그리움 때문에 음악을 찾았다. 모든 사랑의 유형이 유행가 가사에 있으니깐. 요새는 편안해지려 음악을 듣는다"고 했다. 특히 두 딸이 모모랜드의 '뿜뿜'에 맞춰 완벽한 안무를 선보일 때면 "힘없이 축 처져 있다가도 사막에서 탄산수 만난 거처럼 에너지가 '뿜뿜' 솟아난다"고 했다. 직업병은 무서운 거라 멜론·엠넷·벅스 등 각종 음원 차트 앱을 깔아놓고 실시간 차트 상위 10곡을 늘 듣는단다. "하는 일이 예능이잖느냐. 대중이 현재 뭘 좋아하는지 놓치면 안 되니깐 늘 따라가려고 안간힘을 쓴다. 무슨 공부 하듯이 전투적으로 듣는다"며 웃었다. 정말 쉬고 싶을 때는 "스피커보단 이어폰으로 음악에 기대어 예쁜 공간이나 풍경을 바라본다"고 했다. "사람들의 색다른 표정도 찾아볼 수 있고 어떤 고민도 어느새 멀리 떨어진 풍경처럼 느껴져서"란다.

    ♪ Adele 'Skyfall'

    그래미상만 15회 수상한 영국 싱어송라이터 아델이 2014년 발표한 곡. 이 곡도 그래미상을 받았다. 동명의 영화 007시리즈 'Skyfall' 주제가로도 삽입됐다. 잔잔한 피아노 전주로 시작해 후반부 웅장한 현악 연주로 고조되는 감정선을 아델의 독보적인 음색이 제대로 살려낸다.

    "나만의 작업 곡. 글을 쓰거나 집중이 필요할 때 주로 고른다. K팝은 익숙한 한글 가사가 너무 잘 들려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팝송은 가사가 잘 안 들리니깐(웃음). 아델 노래는 항상 극적이고 후반으로 갈수록 감정선이 강해진다. 그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잠도 깨고 작업 속도도 빨라진다."

    ♪♪ 정태춘 '촛불'

    국내 포크 음악과 민중가요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원로 가수 정태춘의 대표곡. 임을 기다리는 외로움을 하염없이 태우는 촛불에 비유한 시적 가사가 돋보인다.

    "들을 때마다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 언저리의 고등학교 시절 추억과 옛 공간이 많이 떠오른다. 당시는 늘 불안했고 많은 게 어설펐다. 그때의 고민을 항상 안아주던 곡. 시끄럽고 복잡했던 문제들이 이 노래를 틀면 고요하고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 음악과 함께하는 공간은 늘 포근하다."

    ♪♫ 아이유 '밤 편지'

    가수 아이유의 정규 4집 '팔레트' 수록곡. 발매 직후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석권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소박한 기타 반주에 맞춰 조곤조곤 그리운 마음 담은 가사를 읊어가는 아이유의 음색이 매력적이다.

    "아이유가 '이 밤~'이란 가사를 한숨 쉬듯 내뱉을 때 마치 그녀와 나만의 대화가 시작되는 것 같다.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듣다 보면 아무것도 안 한 하루라도 무언가 뿌듯해진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