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돌며 '선물 보따리' 뿌리는 이해찬

조선일보
  • 선정민 기자
    입력 2018.09.13 03:07

    어제는 PK 방문해 통큰 지원 약속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말 국회 예산 심의를 앞두고 전국을 돌며 '통 큰'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그가 가는 곳마다 개발 기대감에 지역이 들썩이는 '이해찬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야당은 "여당 대표가 추석을 앞두고 전국을 돌며 국민 세금으로 지원 약속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12일 경남도청에서 개최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경남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아주 좋은 성과를 냈다"며 "올해 정부가 9.7% 증가율로 (내년도) 예산을 편성했고 R&D(연구·개발) 예산도 많이 증가됐기 때문에 (경남도의)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할 때 R&D 예산을 쓸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또 "서부경남의 KTX 조기 착공도 심층적으로 검토해서 실현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경북 김천과 경남 거제를 잇는 서부경남 KTX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1호 공약'이었다. 김 지사는 이날 이 대표에게 "(전직 당 지도부가) 지방선거 때 오셔서 '어음'을 여러 군데 뿌리고 갔는데, 새 지도부가 보증수표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부산시청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 북항 재개발 사업을 적기에 진행하고 신항을 빨리 확장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부산시청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 북항 재개발 사업을 적기에 진행하고 신항을 빨리 확장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김동환 기자

    이 대표는 이날 부산시청에서 한 예산협의에서도 "지방선거에서 부산 시민들이 큰 성과를 안겨줬다"며 "부산 북항 재개발 사업을 적기에 빨리 진행하고, 신항을 빨리 확장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당대표에 부임하자마자 공공 기관 2차 이전 문제를 제기해 줘 감사하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취임 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로 경북 구미시청을 방문했을 때는 "대구·경북 지역을 (민생 경제) 특별 관리 지역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어 전남, 세종, 충남, 경기 등지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어 예산 지원을 약속해왔다. 전남을 찾아서는 "나주 혁신도시를 포함한 에너지밸리와 전기자동차 산업 발전을 중앙정부와 도(道)가 잘 추진해야 한다"고 했고, 경기도청에서는 "지역 밀착형 생활 인프라와 철도·도로망 등 사업 예산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세종에서는 "인근 대전, 청주, 공주 생활권과 연계 발전시키고 세종 스마트 시티는 외국에 수출할 사례로 만들겠다"면서 '국회 분원(分院) 설치' 등도 꼼꼼하게 약속했다. 이 대표 당선 이후 세종시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주택 매수 수요를 나타내는 등 개발 기대감에 들썩였다. 최근 증권시장 주변에서는 몇몇 관련 사업을 명기한 '이해찬 테마주'도 회자된다. 이 대표는 추석 연휴에 이어 다음 달부터 강원, 대전·충북, 서울, 전북 등지도 방문할 예정이다.

    이 대표의 '선물' 약속에 대해 '월권' 논란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방문하는 곳마다 '지역을 위해 어떤 공공 기관이 오는 것이 좋으냐'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서울·수도권에 있는 122개 공공 기관의 지방 이전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공공 기관 이전은 범정부 부처 협의 사안에 속한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충남에서 "내포신도시를 혁신도시로 지정해야 한다"고 했지만 신규 혁신도시 지정은 국토교통부 장관 권한이다.

    이 대표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정치권에선 "'20년 집권론'을 실현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추석을 앞두고 무리하게 선심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며 "지역의 기대감만 높였다가 실제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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