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시간에 軍무기개발도 줄줄이 지연

조선일보
  • 최연진 기자
    입력 2018.09.13 03:01

    신형 잠수함 1년, 무인기 6개월… 새 근로기준에 10개 사업 차질

    '주 52시간 근무'(근로시간 단축)가 우리 군(軍)의 무기 양산과 개발 사업에도 상당한 차질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위사업청이 12일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첫 독자 설계 잠수함 '3000t급 장보고―Ⅲ' 건조 사업의 경우 7개월에서 최장 1년까지 지연될 것으로 전망됐다. 방사청은 "투입 인력 부족으로 주요 공정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지난 7월 '주 52시간 근무'가 실시된 이래 202개 사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으며 일단 10개 사업의 일정이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보고-Ⅲ'함, 천왕봉급 신형 상륙함 '노적봉함' 등 함정(艦艇) 분야 4개 사업이 1~12개월 늦어지고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MUAV), 차세대 군단급 정찰용 무인기(UAV-Ⅱ) 등 정찰 분야 5개 사업은 2~6개월 지체된다.

    방사청은 "기존 계약은 '주당 68시간 근로'를 기준으로 사업 기간과 투입 인력, 그에 따른 인건비 등을 계산하고 있는데 새로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기 위해선 이를 대폭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일정 지연과 인건비 증가로 인해 사업별로 1억~76억원씩 모두 200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추가 예산을 추후 판단키로 한 '장보고-Ⅲ'사업을 뺀 수치다. 이종명 의원은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의 여파가 국방에까지 미친 것"이라며 "방산 분야에 맞는 탄력근무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 52시간 근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장보고―Ⅲ'는 국내 독자 기술로 설계하고 건조하는 첫 3000t급 잠수함이다. 현재 해군이 보유한 1200t급 잠수함을 대체할 목적에서 개발돼 왔다. 하지만 방사청은 장보고―Ⅲ 1번함과 2번함의 건조 완료 시점이 짧게는 7개월, 길게는 12개월 더 늦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1번함은 조만간 진수될 예정이지만 이후 배선 연결 작업과 운용 시험 평가 등의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주 52시간'으로 인해 추가 투입 인력이 필요한데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다른 함정 사업도 마찬가지로 1~3개월 지연될 전망이다. '울산급 Batch-Ⅲ 전투 체계' 개발 사업은 3개월 지연되면서 15억원의 추가 예산이 든다. '전투근무지원정 2번함'의 건조 작업은 지연 2개월, 추가 1억원이 예상된다. 천왕봉급 신형 상륙함 '노적봉함'의 4번함은 추가 비용은 들지 않지만 시험 평가에 1개월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지휘·정찰 분야에선 5개 사업에 추가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MUAV)' 개발은 시험 평가가 2~6개월 지연되면서 65억원이 더 들게 됐다. 한반도 상공을 통과하는 물체를 상시 감시하는 '전자광학위성 감시 체계' 개발은 3개월 지연, 6억원 추가 소요가 예상된다. '차세대 군단급 정찰용 무인기(UAV-Ⅱ)' '사단 정찰용 무인기(UAV)' '다목적실용위성'의 개발·양산 사업의 경우 일정은 지연되지 않지만 각각 17억, 6억, 14억원씩 더 든다. 이밖에 소형 무장헬기 시험 평가에는 76억원이 추가로 들 전망이다.

    이종명 의원은 "정부가 전 분야에서 무리하게 근로시간 단축 정책을 강행한 결과 군의 주요 전력 개발 사업까지 차질을 빚게 된 것"이라며 "'소주성(소득 주도 성장)'의 여파로 안보에 구멍이 뚫리면 누가 책임지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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