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총회, 명성교회 父子 세습 제동

입력 2018.09.13 03:01

장로교 목사·장로 대표 1300명 "세습금지법 정신 위반했다"
'세습 정당' 판결한 인사 모두 교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교단 총회가 명성교회의 목회 세습에 제동을 걸었다. 예장통합은 11일과 12일 전북 익산 이리신광교회에서 전국의 목사·장로 대표 1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총회를 열고 명성교회가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를 담임목사로 청빙(請聘)한 것은 세습 금지를 규정한 이 교단 헌법 정신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총회는 세습이 가능한 것으로 해석한 교단 헌법위원회의 판단을 거부했고, 이 해석을 근거로 김하나 목사 청빙이 유효하다고 판결한 교단 재판국원 15명 전원을 교체할 것을 결의했다. 사실상 명성교회의 부자(父子) 대물림 과정 전체를 불법으로 규정한 셈이다.

예장통합 총회는 2013년 교단 헌법을 개정해 담임목사직의 부자 대물림을 금지했다. 대형 교회의 담임목사 대물림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은 데 따른 결과였다. '해당 교회에서 사임(사직) 또는 은퇴하는 위임(담임)목사의 배우자,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위임목사나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교단 헌법 개정이 이뤄진 2013년 총회는 공교롭게도 명성교회에서 열렸고 80%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명성교회는 2015년 말 김삼환 원로목사가 정년 은퇴한 후 담임목사가 공석인 상태로 있다가 2017년 11월 김하나 목사가 부임했다. 그러자 교단 헌법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명성교회 측은 '은퇴하는'이란 구절은 현직 담임목사가 바로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을 말하지만, 김삼환 목사는 이미 '은퇴한' 상태에서 교인들의 결의로 아들 목사를 담임으로 청빙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또 세습금지법은 교인들이 목회자를 선택할 수 있는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교단 헌법위원회는 이 같은 논리에 손을 들어줬고, 지난 8월 교단 재판국은 8대 7로 김하나 목사의 청빙이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이 나오자 예장통합 교단 목사들이 '목회자 대회'를 열고, 장로교신학대 학생들이 수업 거부를 벌이는 등 교단 안팎에서 논란이 커졌다.

전국에서 목사·장로 1300여명이 참석한 총회의 판단은 '세습 금지 헌법 정신 회복'이었다. 총회에서 많은 토론자는 "헌법의 자구(字句)가 아닌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예장통합 총회는 11일 헌법위원회의 해석에 대해 849대511로 반대했고, 12일엔 이 해석을 근거로 판결한 재판국원 15명 전원을 교체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예장통합 총회는 재판국원을 새로 구성해 명성교회 문제를 다시 재판하게 됐다. 명성교회 측은 이번 총회 결정에 즉각 반응을 내놓지는 않고 일단 재심 과정까지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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