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과 똑같은 성폭행 혐의… 이번엔 실형

조선일보
  • 신수지 기자
    입력 2018.09.13 03:01 | 수정 2018.09.13 14:29

    여직원 간음 김문환 前대사에 법원, 징역 1년 선고·법정구속
    "높은 지위 이용해 범행 저질러… 예전부터 친하던 사이도 아냐"

    자신의 지위를 앞세워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김문환 전 주(駐)에티오피아 대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박주영 판사는 12일 "김 전 대사가 업무상 상하 관계를 이용해 여직원을 간음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지난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전 대사는 2015년 3월 에티오피아 대사 재직 당시 자신의 감독을 받는 여직원을 간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4년과 지난해 다른 여성 2명을 각각 성추행한 혐의도 받았다. 그는 재판에서 "성관계는 합의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박 판사는 그러나 김 전 대사와 피해자가 업무상 상하 관계에 있었고, 김 전 대사가 이를 이용해 간음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안 전 지사 1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에게 '업무상 위력(威力)'은 있었지만 그가 비서 김지은씨와 강제 성관계를 갖는 데 이를 행사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두 재판부의 판단이 갈린 것은 사건 발생 전후로 피해자가 보인 언행을 달리 평가했기 때문이다. 안 전 지사 재판부는 김씨가 사건 당시 보인 여러 언행은 성폭행 피해자의 행동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김씨가 성폭행을 당한 직후 안 전 지사가 좋아하는 순두부 식당을 예약하려 한 것 등은 일반적 성범죄 사건에선 일어나기 힘든 일이라고 본 것이다. 김씨가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안 전 지사에 대한 호감을 지속적으로 표시한 것도 무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반면 김 전 대사 사건에서 박 판사는 "두 사람은 사건 발생 전이나 당일에도 업무 관계 이외의 아무런 친분이 없었다"고 했다. 김 전 대사는 업무 외에 테니스를 치거나 회식 명목의 자리를 자주 마련했는데 피해자를 비롯한 직원들은 평소 그의 요청을 쉽게 거절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도 "숙제하듯 의무적으로 테니스를 치고 저녁 식사 요청에 응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판단도 엇갈렸다. 안 전 지사 재판부는 비서 김씨와 다른 증인들의 증언이 엇갈리는 점 등을 근거로 김씨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반면 박 판사는 "피해자가 허위로 진술할 만한 다른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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