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2조 4대강은 4차례 감사, 54조 일자리 예산 감사해야

조선일보
입력 2018.09.13 03:20

지난 8월 일자리가 1년 전에 비해 3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7월의 일자리 증가 수가 5000개에 불과해 충격을 주었는데 한 달 새 더 기막힌 결과가 나왔다. 실업자는 113만명을 넘어 1999년 외환 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8개월째 실업자가 100만명을 웃돌아 10개월 연속 100만명을 넘었던 외환 위기 때 이후 최장 기록이다. 식당 종업원, 건설 노무자 등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고용 약자들 일자리가 수만 개씩 사라졌고, 40대 취업자가 15만8000명이나 감소해 26년여 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실업률(4%)은 18년 만에 최고, 체감 실업률(11.8%)은 2015년 통계 작성 후 최고다. 청년(15~29세) 실업률도 10%로 1999년 이후 최악이다. 말 그대로 '참사'다.

청와대와 정부는 인구 구조와 산업 구조조정, 날씨 탓을 해왔지만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같은 잘못된 정책이 주요 원인이라는 것을 더는 감출 수 없게 됐다. 경제부총리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등을 위해 당·청과 협의를 하겠다"고 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임을 시인한 것이다. 국책 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 현실과 동떨어진 과속 정책들이 고용 악화의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런데 '일자리 3000개 증가' 통계가 발표된 후에도 청와대는 "경제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라면서 여전히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처럼 말하고 있다. 민주당 대표도 "좋은 일자리가 늘어날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했다. 민생 문제를 이기고 지는 정치 게임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일자리를 만든다며 막대한 세금을 쏟아부었다. 지난해와 올해 합쳐 54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일자리는 만들지 못했고 헛돈이 됐다. 공무원 늘리고, 실직자에게 현금 나눠주고, 정부 지원이 끊어지면 사라질 취로사업형 가짜 일자리만 만들었다. 세금 퍼부어 만든 일자리 10개 가운데 6개는 1년도 채 못 가는 단기 임시직이다. 모래 위에 물 붓듯이 세금이 사라졌다. 그 막대한 돈이 어떻게 이렇게 없어질 수 있는지 국민은 의아해하고 있다.

10년 전 22조원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은 '혈세 낭비'라면서 감사원 감사만 네 번 받았다. 네 번째 감사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것이다. 감사는 물론이고 대대적인 검찰 수사까지 했다. 4대강 사업은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고 12억t의 수자원을 저장하고 경관을 수려하게 하는 16개의 보가 남아 있다. 그 후 대형 홍수 피해는 사라졌다. 반면 그 두 배가 넘는 일자리 예산은 흔적도 없이 증발했다.

그런데도 일자리 만든다며 올 연말까지 43조원 규모 지방자치단체 추경도 동원하고, 정부 예비비도 더 헐어 쓰겠다고 한다. 내년에도 일자리 본예산만 23조원이다. 이 거대한 세금이 결과 없이 사용된 사실에 대해 감사원이 감사하지 않는다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소상히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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