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의심 6명 멀쩡… 비행기 함께 탔던 408명도 증상 없어"

입력 2018.09.11 03:00

당국 "확진자, 귀국 직전 현지병원 2번 들렀다가 감염된 듯
쿠웨이트서 함께 일했던 20명도 조사중, 중동 공항은 안전"

61세 남성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자와 두바이부터 인천공항까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영국인 여성 A(24)씨가 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였으나 1·2차 검사에선 모두 메르스가 아니라는 판정을 받아 10일 퇴원했다. 나머지 의심 증상을 보인 5명도 1차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확진자의 비말(침방울)로 감염이 이뤄지는 만큼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10일 오전 인천공항 2터미널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관계자들이 승객 이동 통로를 소독하고 있다.
바이러스를 박멸하라 - 10일 오전 인천공항 2터미널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관계자들이 승객 이동 통로를 소독하고 있다. 쿠웨이트에 머물던 61세 한국 남성이 사흘 전인 7일 두바이를 거쳐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김지호 기자
한편 메르스 확진자는 지난달 28일부터 복통·설사 증상이 있었고, 귀국 직전인 4일과 6일 쿠웨이트 현지 병원을 찾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자는 7일 입국 당시에는 "10일 전 설사 증상이 있었으나 지금은 괜찮고 먹는 약도 없다"고 답했지만, 귀국 비행기를 타는 당일에도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지 의료 기관 방문 시 감염됐을 가능성을 포함해 감염 경로와 감염원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메르스 의심 증상 6명 음성판정

지역별 밀접 접촉자 현황 외
영국인 여성 A씨를 포함해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으나 아주 가까이 접촉하지는 않았던 5명과 밀접 접촉자 1명이 당초 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였으나 1차 검사에서 모두 '메르스가 아니다(음성)'는 판정을 받았다. A씨는 2차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아 퇴원했고, 나머지 5명은 2차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같은 항공기를 탔던 승객 408명 중 메르스 환자가 나오지 않은 것이다. 단, 이중 외국인 50명은 연락이 안되고 있는 상태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들어 국내에서 170명 정도가 메르스 의심 환자로 분류돼 검사를 받았지만 확진자 1명을 빼고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쿠웨이트 현지에서 확진자와 함께 일했던 20명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중동 공항이나 비행기는 안전할까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항이나 항공기에서 메르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큰 것 아니냐는 두려움을 갖는 사람이 많아졌다. 특히 중동의 두바이(아랍에미리트)나 도하(카타르)공항은 전 세계 여행객이 몰리는 대표적 환승 공항으로 환승객이 많다. 우리나라 승객도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을 오갈 때 두바이나 도하공항을 경유해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인천공항에서 두바이공항을 오간 여객은 46만3828명, 인천과 도하공항을 오간 승객은 11만6856명이었다.

전문가들은 "공항과 비행기에서 메르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전병률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공항 같은 개방된 공간에서는 메르스 환자가 바로 앞에서 기침을 해 침방울이 튀지 않는 이상 전염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비행기 안에서도 메르스가 전염된 사례는 지금까지 보고된 바가 없다"고 했다.

◇어디서 감염됐을까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쿠웨이트에서는 2012년 이후 총 4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지만 2016년 8월 이후로는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쿠웨이트에 지난달 16일부터 22일간 머물다 귀국한 메르스 확진자가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확진자는 면담 조사에서 "지난달 28일부터 설사·복통 등 증상이 있었고, 쿠웨이트 현지 병원을 방문해 수액 주사를 맞았다"고 밝혔다. 이슬람 성지순례인 하즈(Hajj·지난달 19~24일)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이 기간 이슬람 신자들은 성지순례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 사우디는 올해에만 114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메르스 최대 발병국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메르스 확진자가 쿠웨이트 현지 병원에 갔을 때 메르스에 감염된 다른 환자를 만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10일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관계자들이 메르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인천공항 2터미널 게이트 앞에 나와 두바이에서 도착한 승객들의 체온을 재고 있다.
"두바이서 오신 분들 체온 좀 잴게요" - 10일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관계자들이 메르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인천공항 2터미널 게이트 앞에 나와 두바이에서 도착한 승객들의 체온을 재고 있다. 메르스에 감염되면 체온이 37.5도 이상으로 오르고 기침·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 /김지호 기자
한림대 의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현재로선 쿠웨이트 현지 병원에서 감염됐을 확률이 가장 높다"며 "일단은 메르스 환자가 기침·폐렴 등이 심한 상황에서 병원을 찾게 되고, 진료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날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2015년 국내 메르스 사태 때도 대부분의 감염은 병원 내에서 이뤄졌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