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중국, 인플레⋅금융불안 '설상가상'

입력 2018.09.10 17:34 | 수정 2018.09.10 22:58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경제에 인플레 우려와 금융불안 조짐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상호 고율관세 부과를 시작한지 두달째인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3% 올라 전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던 전망치(2.1%)를 0.2%포인트 웃돌았다.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전달 대비 CPI 등락률도 8월에 0.7%를 기록했다. 7월 상승세로 돌아선 뒤 그 폭이 확대된 것이다.

인플레 우려 소식이 흘러나온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1.21% 하락한 2669.48에 마감했다. 올들어 장중 최고치인 1월 29일(3587.03)대비 25.6% 떨어졌다. 중국판 코스닥 창업판 지수는 4년만의 최저수준으로 하락했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지난 7일 주재한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 회의는 각종 ‘블랙스완’ 사건을 예방해 주식 채권 외환시장이 평온하고 건강한 발전을 유지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블랙스완은 예측 못한 위기를 뜻한다.

알리바바의 신선식품 유통 체인 허마성셴 베이징 매장 채소 코너.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 미국산 돼지 수입관세 추가에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물가우려 고조

성궈칭(繩国慶) 중국 국가통계국 고급 통계사는 "(8월 수치는 2.3%이지만) 올해 들어 1월부터 8월까지 CPI 상승률은 2.0%"라면서 "이는 1∼7월 상승률과도 같은 것으로 물가는 안정적인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산 돼지고기와 사료인 대두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고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확산되면서 불거진 돈육발 인플레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태풍도 채소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8월 소비자물가에서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4.9% 떨어져 CPI를 같은 기간 0.12%포인트 끌어내리는 영향을 줬다. 하지만 전월대비로는 6.5% 상승해 식품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7월의 2.9%보다 3.6%포인트 확대됐다.

중국에서 지난 8월 3일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확인된 이후 지금까지 6개 성에서 13차례 발생했다.

식품가격은 전월대비 2.4% 올라 7월(0.1%)에 비해 2.3%포인트 확대됐다. 태풍 등 영향으로 신선채소 가격은 전월대비 9%, 전년 동기대비 4.3%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랴오닝 지린 산둥의 경우 8월 채소 가격이 각각 전월 대비 29.7%, 22.3%, 21.8% 급등했다.

특히 미국산 대두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로 중국의 대두 전체 수입량은 줄었지만 수입액은 늘어났다. 수입가격이 높아진 물량이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중국의 대두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지만 수입액은 1.6% 증가했다. 관세부과로 수입물가가 올랐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8월 자동차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2.4% 줄었지만 금액으로는 9.9% 증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특히 8월에 중국의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가 311억달러로 6월의 신기록(289억달러)을 경신하면서 미국의 관세폭탄 공세가 거세질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 신기록은 미국의 대규모 관세폭탄 투하 전에 중국 기업들이 미국으로의 수출을 서둘러 늘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일부 있다. 하지만 어쨌든 수입물가 상승 요인이 확대되는 후폭풍이 우려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새로운 2670억 달러어치 중국산 상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를 언급했다. 고율 관세를 이미 물리고 있는 500억 달러어치에 이어 2000억 달러 규모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2670억 달러어치를 추가하면 미국이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중국산 제품은 총 5170억 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금액(5055억 달러)을 웃돌아 사실상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폭탄을 때리는 것이다.

CPI의 선행 지수인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도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8월 PPI는 작년 동월보다 4.1% 올랐다. 7월의 상승률 4.6%보다는 낮은 것이지만 시장 예상치인 4.0%보다는 높은 수치다.

♢ 中, 증시⋅채권⋅외환시장 블랙스완 막아라

중국의 실물경제 불안과 함께 금융시장 불안도 가시지 않고 있다. 10일 상하이종합지수가 8월 20일 이후 처음으로 2700선이 다시 붕괴되고, 창업판 지수는 이날 1390.82로 2.41% 하락했다. 창업판 지수는 올해 장중 최고치를 찍은 4월 2일(1918.22) 대비 27.5% 급락했다.

증시가 약세장에 빠져든 것 뿐 아니라 회사채 디폴트 사례가 늘고 외환시장도 불안한 모습이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중국 외환보유액은 전월 대비 82억달러 감소한 3조1097억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외환보유액은 6월부터 두 달 연속 증가한 뒤 8월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불확실성 고조로 달러가치가 상승한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위안화 절하 방어를 위해 달러를 매도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나온다.

류허 부총리가 주임을 맡은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지난 7월 2일 1차 회의에 이어 벌써 3차례 회의를 가졌다. 이번 3차 회의에선 우선 경제 금융형세와 외부환경의 새로운 변화를 충분히 검토 잘 예측해 중성적이고 안정적인 통화정책을 확실히하고, 금융 재정 개혁 부문간 협력을 강화해 실물경제 발전을 촉진하며, 각종 금융리스크를 효율적으로 제거하고 각종 블랙스완 사건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개혁 개방을 실질적으로 추진하고, 지식재산권 보호를 더 중시해 공정경쟁 환경을 만들어 민영경제와 기업의 활력을 격발하고, 샐패를 관용하고 인센티브의 효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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