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읽기 어렵다면 요약본은 어때요?... 숙련자를 위한 고전노트

입력 2018.09.11 10:00

숙련자를 위한 고전노트
이수은 지음 | 스윙밴드 | 436쪽 | 1만6000원

"이것은 구글 지도라기보단 손으로 그린 약도 같은 것이다. 정밀하진 않지만, 그래도 손에 들고 있으면 든든하여,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얼추 도착점 가까이에 닿을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책의 주석 작업을 하기 위해 포털사이트에서 볼테르의 ‘캉다드’를 검색했다가 깜짝 놀랐다. 황당무계한 막장 드라마 같은 줄거리 요약 때문이었다. 인터넷으로 웬만한 고전의 줄거리를 다 찾아볼 수 있는 시대지만, 상당수 요약이 부실하거나 부분적인 오류가 있어 정작 급할 때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 책은 19년 차 편집자인 저자가 알기 쉽게 요약한 서양 고전 안내서다. ‘1984’나 ‘이방인’처럼 널리 읽히고 있는 작품뿐만 아니라, ‘일리아스’ ‘율리시스’와 같이 독파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작품들의 줄거리와 배경 지식, 작품과 작가에 얽힌 역사적 사실, 독해와 감상의 포인트 등을 정리했다.

책을 읽지 않아도 다 읽은 듯 쉽게 내용을 알려주는 책이라니, 이 책의 목적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이 여러 이유로 고전을 집어 들지만, 이내 중간도 못가 슬그머니 책을 내려놓는다. 고전이란 호락호락하게 읽히는 작품이 아니고, 다 읽는다고 해도 감명받기도 어렵다. 아마 교과서에서 고전을 가르치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고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부담을 덜어주고, 고전 읽기를 위한 근육을 길러주기 위해 줄거리를 요약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독자가 고전을 펼쳐 들기를 바란다며.

이를 위해 주관적 감상은 자제하되, 독해를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여러 연구자의 자료, 전문가의 견해, 각종 리뷰와 독자들의 훌륭한 후기 등을 고루 참조해, 과도한 해석과 무미건조한 요약의 중간지점을 찾기 위해 주의를 기울였다. 그야말로 책에 관한 ‘요긴한’ 책이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