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를 공항 검역 단계에서 걸러내지 못한 데 대해 ‘해외 유입 감염병에 대한 검역 관리의 실패 사례’라고 10일 비판했다.
의사협회는 "검역과 같은 공공부문이 아닌 민간의료기관에서 메르스 확진과 격리가 이뤄졌다는 점, 환자의 자의적 판단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는 것은 검역 관리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이어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없는 예외적인 경우라도 중동 방문력, 복통과 설사, 오염지역 의료기관을 방문했다는 점을 보다 주의 깊게 살펴봤다면 검역단계에서 의료기관으로의 이송, 동선 최소화, 보호구 착용 등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사협회는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전 많은 인구가 유입되는 공항에서의 확산방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메르스 질환을 포함해 해외 유입 감염병의 검역 선별기준과 지침을 의학적 기준에 의거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의사협회는 입국자가 해외에서 감염병 오염지역 의료기관을 방문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검역 시 제출하는 건강상태 질문서에 관련 항목을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또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보건부를 별도 분리, 신설해 국민건강을 위한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앞서 지난 8일 질병관리본부는 업무 차 쿠웨이트에 머물다 두바이를 경유해 7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남성(61)에 대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내렸다.
이 확진자는 공항 검역소에서 귀국 전 중동 현지 병원에서 메르스 증상 중 하나인 설사로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렸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휠체어로 이동했으나, 공항 검역단계에서 별다른 제지 없이 입국장을 통과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환자는 현재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