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주한미군 철수와 무관" 김정은 계산된 발언?

조선일보
입력 2018.09.07 03:08

[특사단 방북 브리핑]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지만 北, 유엔사 해체 주장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방북한 우리 특사단에 "종전 선언은 주한 미군 철수나 한·미 동맹 약화와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6일 전했다. 정 실장은 이날 "(김 위원장이) '종전 선언을 하게 되면 한·미 동맹이 약화한다' 또는 '주한 미군을 철수해야 한다' 하는 것들은 종전 선언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저희에게 표명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 선언을 받아줄 경우 주한 미군 철수, 나아가 한·미 동맹 해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남한 내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종전 선언에는 1953년 정전협정 이후로도 65년째인 전쟁 상태를 끝내는 의미가 담기지만 조약이나 협정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법적 구속력은 없다. 일종의 정치적 이벤트지만 북한은 이에 상당히 집착하고 있다. 지난 4일 북한 외무성 산하 군축 및 평화연구소의 김용국 소장은 "당사국들의 정치적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종전 선언부터 채택하여 전쟁 상태부터 끝장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문제는 종전 선언이 다음 단계인 평화협정 체결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평화협정 체결은 군사분계선(MDL)과 유엔군사령부를 포함한 정전협정 체제의 해체라는 실질적 행동을 의미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종전 선언만 갖고도 유엔사 해체를 주장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종전 선언은 한·미 동맹과 상관없다'고 한 발언은 정교히 계산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한·미 동맹과 주한 미군 철수는 (종전 선언과) 별개의 문제가 맞지만 종전 선언의 문제점 중 하나로 꼽히는 유엔사 해체는 한·미 동맹 이슈가 아니라 정전 체제와 평화 체제 이슈"라며 "당장 연합사 해체와 미군 철수는 아닐지 몰라도 유엔사 해체 주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전문가는 "이는 유사시 주일 미군의 역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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