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지진으로 일본 홋카이도 전 지역 295만가구가 정전(停電)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2011년 3월 진도 9.0의 동일본 대지진 때도 없었던 대정전이 이번에 일어난 이유는 전력 수급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지면 발전기는 영구적 손상을 막기 위해 스스로 멈춰 선다. 전기의 음극과 양극이 바뀌는 횟수를 주파수라고 하는데, 주파수가 일정하지 않으면 발전기가 손상되기 때문이다.
지진으로 홋카이도 전력 사용량(300만㎾)의 절반을 공급하던 도마토아쓰마 석탄화력발전소(165만㎾급)의 가동이 중단됐다. 강진으로 보일러 관이 손상되고 4호기에 화재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자 지진에 의한 피해가 없는 인근 시리우치, 다테, 나이에 화력발전소가 연쇄적으로 정지해 홋카이도 전역에 대정전 사태가 일어났다. 말 10마리가 끄는 마차가 있는데 5마리가 이탈하면 나머지 5마리가 마차를 끌 힘이 없어 마차가 멈춰 서는 것과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
이 화력발전소들의 운전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전력을 공급해줘야 한다. 홋카이도전력은 도마토아쓰마 발전소 재가동을 위해 수력발전소를 가동시켜 전기를 송출해 발전을 재개할 계획이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홋카이도 전역의 전력이 복구되는 데는 최소 1주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홋카이도엔 본토에서 해저 케이블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60만㎾급 연계선이 있긴 하지만 이 케이블도 전기 공급을 받지 않으면 가동할 수 없다.
한국도 지난 2011년 9월 15일 대정전 사태가 일어났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예비 전력이 300만㎾대까지 떨어지자 전력거래소가 일부 지역을 강제 단전(斷電)했다. 전력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지면 주파수가 급격히 떨어져 이번 홋카이도 사태처럼 발전기가 연쇄적으로 멈춰 서 전국적인 '블랙아웃(대정전)'이 발생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일부 지역 단전으로 수요를 강제로 줄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