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케어' 한다면서… 국고 지원은 줄이고, 건보료만 올린다

입력 2018.09.06 03:01

'건보료 예상 수입의 20% 지원' 정부부담금 정상화 약속해놓고 내년에도 13.6%만 지원하기로
"재정 부담 국민에게만 떠넘긴 셈"

보건복지부는 내년 건강보험료 국가지원액으로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3.6%인 7조8732억원을 책정했다고 5일 밝혔다. 국가는 보험료 예상 수입액(57조8154억원)의 20%(11조5631억원)를 지원해야 하는데, 3조6899억원 적게 편성한 것이다. 건강보험법은 국가는 매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정부예산 14%+담배부담금 6%)를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케어를 성공적으로 시행하려면 건보료 인상만 아니라 국고지원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정부가 국고지원을 외면한 채 건보료 인상으로 떠넘기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작년에 건보의 보장성 강화를 위한 문재인 케어에 30조6000억원이 필요하다며 ▲누적 적립금 10조원 활용 ▲국민의 건보료 3.2% 인상 ▲정부 부담금 정상화라는 3대 재정 마련 방안을 약속했다. 그런데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건강보험공단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가 약속한 재정 부담을 하지 않아 '병원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라는 문재인 케어가 도입 첫해부터 좌초 위기에 처했다"며 "문재인 케어 붕괴만 아니라 건보재정의 지속 가능성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2007~2017년 국가가 부담해야 할 지원액 중 17조1770억원(국고 7조1950억원, 건강증진기금 9조9820억원)이나 적게 지원했다. 건강보험법에 있는 '예산의 범위에서'라는 규정을 구실로 삼았다. 그나마 지난 정권까지는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5~16%를 지원했으나, 현 정권 들어 작년 13.6%, 올해 13.4%, 내년 13.6% 등 13%대로 줄었다.

복지부는 2022년까지 건보재정 전망을 내놓으면서 국고지원 규모를 매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3.6%로 책정하고 있다. 현 정권 임기 내 국고지원을 늘릴 의사가 없는 셈이다.

문재인 케어의 여파로 차기 정권에서 본격적으로 의료비가 폭증할 전망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27년까지 10년 건보 재정추계를 하면서 건보료를 현 수준보다 올려도 2026년 재정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것도 정부재정 지원을 건보료 예상 수입액의 15%로 추계한 것인데, 정부 지원이 13%대에 그치면 재정 고갈 시점도 1~2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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