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양승태 대법원, 일선 법원 예산 거둬 비자금 조성"

입력 2018.09.04 15:37 | 수정 2018.09.04 16:44

검찰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일선 법원 예산을 수억원을 현금으로 돌려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4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 돈이 상고법원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고위법관들의 대외활동비나 격려금 등으로 쓰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에 따르면, 대법원은 2015년부터 전국 일선 법원에 공보관실 운영비 예산 수억원을 소액으로 쪼개 현금으로 인출하게 한 뒤 은밀하게 전달받아 법원행정처 예산담당관실 금고에 보관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일선 법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관련 문건을 여러 건 확보했으며, 법원 예산 담당자들로부터 관련 진술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 돈은 2015년 처음 편성된 예산으로 허위증빙서류를 만들어 다른 곳에 쓴 것처럼 속여 빼돌린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일선 법원 재무담당자들이 한번에 얼마 이상 쓰면 안되기 때문에 소액을 나눠뽑아서 대법원에 인편으로 전달했다"며 "2015년 이후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 예산담당자는 검찰에서 "윗선의 지시에 따라 일선 법원으로부터 현금을 되돌려 받은 게 맞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비자금 조성 및 사용의 지시자에 대해 검찰은 "(법원행정처) 차장 선에서 할 일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차장은 강형주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에서 임종헌 전 차장으로 바뀌었고, 이들보다 윗선은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과 양승대 전 대법원장이다.

검찰은 대법원이 조성한 비자금의 정확한 규모와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

법원이 조직적으로 국가예산을 횡령한 것 사실이 알려지자 법조계는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법원이 어떻게 예산을 빼돌려 상고법원을 추진할 생각을 했는지 믿기지 않는다"면서 "이 부분만은 철저하게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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