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에 또 보자" 여자농구 南北 단일팀 작별

  • 뉴시스
    입력 2018.09.03 16:46

    인사 나누는 남북 단일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합작한 남북 여자농구 단일팀이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3일 단일팀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오찬을 함께 한 뒤 헤어졌다.

    북측의 정성심 코치와 로숙영, 장미경, 김혜연 등이 먼저 퇴촌하면서 이문규 감독, 하숙례 코치를 비롯한 선수단 전원이 이들의 가는 길을 배웅했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1시 무렵 선수촌에서 나올 때부터 이별의 아쉬움이 짙게 묻어났다.하 코치는 북측 선수단이 탑승할 차량이 있는 곳까지 걷는 동안 정 코치의 손을 꼭 잡고 대화를 나눴다. 곁에서 이 감독과 문성은 대한민국농구협회 사무처장도 동행했다.

    선수들도 북측 선수들의 짐을 대신 들고 배웅했다. 김한별(삼성생명)은 장미경, 최은실(우리은행)은 로숙영, 막내 박지현(숭의여고)은 김혜연의 캐리어를 대신 끌었다.

    뒤늦게 합류한 박지수(라스베이거스)는 "곧 다시 만나자"고 인사를 건넸다. 맏언니 임영희(우리은행)는 로숙영에게 이별을 고했다.

    눈물을 흘리는 선수는 없다. 오히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울지 말라"는 농을 받았다. 북측 선수들도 "다시 만나자"며 밝은 표정으로 버스에 올랐다.

    북측 관계자는 한국 선수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건강하고 예쁘게 지내시라"고 말했다. 한국 관계자는 "어차피 다음달에 또 볼 건데 얼른 보자"고 응했다.

    단일팀은 전날 점심에도 자카르타 모처에서 북측에서 마련한 점식 식사 자리를 가졌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들은 다음달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통일농구대회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다. 아직 북측에서 내려올 선수들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로숙영 등 이번에 합류한 선수들의 기량이 출중하고 한 차례 손발을 맞춰봤기 때문이다.

    단일팀은 지난 1일 중국과의 결승에서 65-71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제종합대회 단체 구기종목을 따지면 여자농구 은메달이 단일팀의 첫 메달이다.

    비록 '만리장성'을 넘지 못했지만 길지 않은 시간에 손발을 맞춰 소중한 메달을 획득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냈다.

    이 감독은 "한 달 정도 같이 운동하고 밥을 먹었다. 기량을 떠나 선수들이 너무 착하고, 귀엽다. 우리 선수들과 잘 어울려줘 고마웠다"며 "참 좋은 선수들이 왔다간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북측 선수들이 우리 선수들 같이 좋은 환경에서 자랐으면 하는 마음 밖에 없다"며 울먹였다.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며 "잘 가"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앞서 남북은 농구로 스포츠 교류 확대와 평화 분위기 조성에 힘을 기울였다.

    지난 6월 남북 체육회담에서 7월 3~6일 평양에서 통일농구대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고 통일농구대회에서 남북 선수들이 혼합 경기와 남북 친선 대결을 통해 친목을 다졌다.

    북측 선수를 직접 지켜본 이 감독과 대한민국농구협회는 남측 선수 9명에 북측 선수 3명을 더해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 12명을 꾸리기를 원했고, 북측은 로숙영, 장미경, 김혜연을 보냈다. 아시아 득점왕 출신 로숙영은 수준급 기량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단일팀이 본격적으로 손발을 맞추기 시작한 건 8월2일이다. 또 다른 단일팀 카누, 조정은 7월29일 북측 선수들이 방남해 31일부터 훈련을 시작했지만 여자농구는 남측 선수들이 대만에서 개최된 존스컵에 출전하느라 늦어졌다.

    한 차례 만남이 있었다고 해도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해결할 숙제는 많았다. 자카르타 출국까지 열흘 남짓 남은 상황에서 한시라도 빨리 손발을 맞춰 조직력을 다져야 했다.

    작게는 서로 다른 농구용어에 적응하는 것이 필요했다. 북측에서는 리바운드를 '판공 잡기', 패스를 '연락', 슛을 '투사', 트레블링 바이얼레이션을 '걷기 위반', 자유투를 '벌 넣기'라고 부른다.

    자카르타로 떠나기 전까지 진천선수촌에서 단일팀이 함께 훈련한 것은 12일이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뛴 박지수가 뒤늦게 준결승부터 합류했지만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값진 결신을 맺었다.

    아시아 올림픽평의회(OCA)는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로 여자농구 단일팀을 구성한 남북의 협력과 통합에 찬사를 보낸다"며 "한반도가 평화로 가는 과정에 아시안게임이 기여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 여자농구 단일팀은 사람들을 통합하는 스포츠의 힘을 입증했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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