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수 아레사 프랭클린의 장례식에서 주관 목사가 공연 중이던 여성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몸을 부적절하게 더듬어 성추행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목사는 사건 당일 그란데에게 사과했지만, 분노 여론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 그란데는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대형 침례교회 그레이터 그레이스 템플에서 열린 아레사 프랭클린의 장례식에 공연가수로 초대 받았다. 문제는 장례식의 주관 목사인 찰스 H. 엘리스 3세가 노래를 마친 그란데를 연단으로 불러내 대화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엘리스 목사가 자신의 팔로 그란데의 몸을 감싸안은 뒤 손가락으로 그란데의 가슴 측면을 누른 것이었다.

2018년 8월 31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그레이터 그레이스 템플에서 열린 가수 아레사 프랭클린의 장례식 도중, 찰스 H.엘리스 3세(오른쪽) 목사가 추모 공연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왼쪽)를 더듬는 듯한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이 장면은 TV로 생중계됐고, 해당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엘리스 목사를 향한 분노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엘리스 목사가 그란데를 부적절하게 더듬었다"며 성추행 의혹을 제기하며 해당 영상을 ‘#리스펙트아리아나(아리아나를 존중하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엘리스 목사의 인종차별적 발언도 문제가 됐다. 그는 "추모 공연자 목록에서 아리아나 그란데의 이름을 보고 마치 ‘타코벨’에서 새로운 제품을 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라고 했다. 일각에선 해당 발언이 히스패닉 혈통인 아리아나 그란데를 멕시코 전통 음식인 ‘타코’에 비유해 비하했다고 주장했다. 타코벨은 미국의 유명 멕시코 음식 체인이다.

논란이 일자 당일 엘리스 목사는 사과했다. 그는 부적절한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비판과 관련해 "어떤 여성의 가슴에도 손을 대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나는 잘 모르겠다. 나는 그녀의 몸에 내 팔을 둘렀는데 아마도 선을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너무 편하고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했었던 것 같다"며 사과했다.

그는 당시 장례식장에서 남녀 가릴 것 없이 모든 공연자들을 껴안았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어 "당시 모두가 일어서 있었고, 모두의 손을 잡고 껴안았다"며 "그것이 우리가 교회에서 하는 모든 것들이고, 모두 사랑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그란데를 타코벨에 비유한 것에 대해서는 "아리아나 그란데와 그의 팬, 히스패닉 사회 전체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추도식을 진행하는 9시간 동안 활기차게 하려다 보니 농담을 이곳저곳 넣게 됐다"고 했다.

아레사 프랭클린의 추모곡을 열창하는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모습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바로 뒤에서 바라보고 있다.

엘리스 목사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매기 애스터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엘리스 목사가 ‘껴안는 일을 교회에서 하는 일’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당신은 교회 사람들이 고의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주지 않는다고 주장하는가"라며 "목사와 사제, 다른 종교인들 모두 성추행을 저지를 수 있으며, 그것은 사랑의 행위가 절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