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일(9월 9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중국 정부는 2일까지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과 관련해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았다. 방북 일주일 전 공식 발표가 나왔던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시 주석의 9·9절 방북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2일 "2001년 9월 장쩌민, 2005년 10월 후진타오의 방북 때는 정확히 방북 일주일 전 공식 발표가 나왔고 그 사흘 전 관련 공관들에 사전 통보가 이뤄졌다"며 "(지금은) 관련 공관들에 아무런 통보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시 주석의 일정을 봐도 9·9절 방북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31일 "가나·이집트·남아공·콩고 대통령들이 시진핑 주석의 초청으로 8월 31일부터 9월 9일 사이에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아프리카 정상들은 3~4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아프리카 협력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시 주석과 개별 정상회담 일정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아프리카 53개국 정상 혹은 정부 대표가 참석하는 이번 정상회의의 성공에 '올인' 하는 분위기다. 시 주석이 멀리 움직이기 힘든 상황이라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한 달간 북한에 정제유 903.87t을 공급했다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신고했다. 중국이 올해 북한에 공급한 정제유는 총 8333.36t이다. 수치가 맞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일단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모습은 보인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신고한 올해 대북 정제유 공급량은 1만8611.351t(약 14만 배럴)이다. 이는 안보리 결의 2397호가 규정한 연간 상한선(50만 배럴)의 30% 수준이지만 미국은 북한이 불법 유류 환적 등을 통해 이미 50만 배럴 이상을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