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0.9 쇼크'… 저출산 마지노선 무너진다

입력 2018.09.03 03:00 | 수정 2018.09.07 11:13

출산율 세계 첫 1.0명 이하로
전문가들 "0.96~0.99에 그쳐… 경제 붕괴도 아닌데 초유 현상"

본지가 인구·복지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들에게 올해 합계 출산율 추정을 의뢰한 결과, "지금 추세로 가면 올해 출산율이 0.96~0.99명 사이로 떨어질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위원회 추천을 받은 이상림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이삼식 한양대 교수, 이철희 서울대 교수가 계산에 참여했다. 정부는 최근 "2분기는 0.97명으로 떨어졌다"고 했는데 이번 분석 결과는 정부가 내놓은 암울한 전망이 현실로 닥쳐왔다는 뜻이다.

'합계 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낳는 아이 수를 가리킨다. 합계출산율 1.0명은 인구대체가 가능한 출산율(2.1명)의 절반이 채 안되는 수준인데 우리는 그 밑으로 굴러 떨어져 0.9명대가 됐다. 일명 '0.9 쇼크'다.

일부 도시국가나 전쟁 중인 나라를 제외하고, 우리가 아는 정상적인 국가에선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는 일이다. 이상림 위원은 "체제 붕괴나 경제 위기 같은 뚜렷한 원인 없이 이렇게 떨어지는 건 초유의 현상"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6·25 때도, 외환 위기 때도 한 해 신생아가 63만명을 넘었다. 하지만 올해 신생아는 33만명이 못 될 것으로 보인다. 이삼식 교수는 "국가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얘기"라면서 "국민 눈에 당장은 우리 인구가 서서히 줄어드는 것처럼 보여도, 이대로 가면 머잖아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줄 것"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인구 대체선(2.1명)이 무너져도 1.5명대가 유지되거나, 1.5명대가 무너지더라도 1.3명 선이 유지되면 파국적인 상황까지는 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 모든 지지선인 '1.0명 선'이 무너지면 인구 절벽을 맞게 된다.

국민도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었다. 본지가 여론조사 회사 메트릭스에 의뢰해 전국 30~40대 남녀 1345명을 조사한 결과, 네 명 중 세 명(76.7%)이 "0.9 쇼크는 국가적 위기"라고 답했다. 그중 절반이 지금의 사태가 "외환 위기와 맞먹거나, 그보다 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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