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이 영화 : 서치

속 한 번 썩인 적 없던 착한 딸(미셸 라)이 사라졌다. 아버지(존 조)는 필사적으로 딸을 찾으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딸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다는 걸 깨닫는다. 딸의 소셜미디어 친구들과 헌신적인 여성 형사가 얽히며 사건은 예상치 못한 곳으로 흘러간다.

줄거리만 듣고 '또 그렇고 그런 실종 스릴러야?'하는 지레짐작은 금물. 이 영화는 여러 지점에서 전에 없던 영화적 성취를 보여준다. 딸이 태어나고 행복했던 가족, 아내가 끝내 암으로 쓰러지는 과정을 이메일과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과하며 보여주는 초반 십여 분은 픽사 애니메이션 '업'의 도입부나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의 피날레에 비길 만한 정서적 응집력과 편집의 마법이다. 게다가 영화는 이미 일상을 점령한 지 오래인 컴퓨터,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화면 안에서만 이야기를 끌어간다. 실험적 형식인데도 쉽게 빨려들어 감정이입하게 된다. 새로운 영화적 스토리텔링 기법의 발견이라 할 만하다.

거듭되는 반전 역시 어지간한 스릴러는 따르지 못할 만치 신선하다. 이런 영화에 으레 등장하기 마련인 마약, 숨겨진 비밀, 남녀관계에 대한 관객의 기대는 스크린 위에서 잇따라 배반당한다. 섣부른 비극 취향 대신, 아버지와 딸의 신뢰와 인간의 선함을 믿는 이야기도 요즘 보기 드물어 더 묵직하다. 올해 선댄스영화제 관객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