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지금도 비대한데… 文대통령 "일자리 만들라"

조선일보
입력 2018.08.30 03:07 | 수정 2018.08.30 08:11

수익보다 공공성 회복 요구… 전문가들 "부담만 가중시켜"
공공기관, 호봉제→직무급제… 임원은 공모 대신 추천제 추진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전국 공공 기관장 워크숍에서 "그간 공공 기관 평가에서 효율과 수익 극대화를 우선에 두었던 정부와 사회의 책임을 부인할 수 없다"며 "기관 본연의 업무를 중심으로 강화하는 것이 혁신의 첫걸음이고 '양질의 일자리' '상생과 협력'과 같은 사회적 가치 실현이 공공 기관의 경영 철학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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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강원 원주 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2018 공공 기관장 워크숍’에 참석했다. 앞부터 문 대통령,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 강당에서 열린 '2018 공공 기관장 워크숍'에 참석해 공공 기관의 '공공성 회복'을 언급하며 '일자리 창출 기능'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동서발전은 초과근무수당 등을 절감한 재원으로 신규 인력 72명을 추가 채용했고, 원주 혁신도시는 지역 인재 채용에도 앞장서 올 상반기에만 목표치 18%를 훌쩍 뛰어넘는 30.9%를 기록했다"며 "이런 공공 기관의 공공성 회복은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장에 맡겨야 할 일자리 창출을 공공 부문에 주문하고 있다"며 "공공 기관 비대화로 방만·적자 경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몇몇 공공(公共) 기관이 특권과 반칙의 온상이 됐고 비리와 갑질로 국민께 큰 실망을 줬다"고 했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된 피감(被監) 기관의 해외 출장 지원은 국회가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피감 기관에도 적잖은 잘못이 있다"며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는 출장 지원, 과도한 의전 제공은 금지하고 문책당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주문' 가운데 '공공 기관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는 "안 그래도 비대해지고 있는 공공 기관들의 효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공공 기관 정보 사이트 알리오에 따르면 공공 기관의 전체 예산은 지난 10년간 326조원, 인력은 5년 만에 7만명이 늘어났다. 공공 기관 전체 인력도 2012년 37만7191명에서 2017년 44만6010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반면 공공 기관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3년 5조2000억원에서 2016년 15조4000억원으로 늘었지만, 2017년엔 7조3000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홍득표 인하대 명예교수는 "안 그래도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방침에 공공 기관들의 부담이 큰 상황인데 효율 경영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공공 기관이 효율성이 떨어져 적자를 보게 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워크숍에서 공공 기관 연봉지급체계인 호봉제의 직무급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직무급제 도입과 관련해서 "의견 수렴 과정을 충분히 거쳐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 내용은 내놓지 않았다. 직무급제는 직무별 전문성이나 난이도, 업무 성격 등에 따라 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것으로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 핵심 지지층인 노조가 전(前) 정부 성과연봉제 도입 때처럼 크게 반발하고 있어 정부가 밀어붙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정부는 공기업 임원의 경우 현행 공모제 대신 추천제 중심으로 전환하고 '낙하산 인사' 방지를 위해 견제직위(감사·비상임이사)의 결격사유 강화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침은 설명하지 않았다. 임원 추천제 부활에 대해 "코드 인사의 길을 터놨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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