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지난 7월 베트남에서 북한과 비밀 접촉을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뉴스의 초점으로 떠오른 인물이 있다. 북한과 접촉한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사진) 내각 정보관이다.

경찰 출신인 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지난해 일본 신문에 보도되는 '수상(首相) 동정'에 등장한 횟수가 1위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 28일까지 공식적으로만 총 8차례 아베 총리를 만났다. 도쿄의 외교 소식통은 "비공식적으로는 그보다 더 많이 만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기타무라는 '일본의 CIA'로 불리는 내각조사실의 수장(首長)을 겸하고 있다. 400여 명의 정예요원이 국내외의 민감한 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내각조사실을 6년 8개월째 이끌고 있다.

일본 국내외 모든 정보를 장악하고 있는 기타무라는 매주 금요일 오전 정례보고 외에도 수시로 아베 총리를 만나 주요 현안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도쿄(東京)대 법학부 출신의 기타무라는 일본인 납치 문제로 아베 총리와 인연을 맺었다. 2004년 경찰청 외사과장 때 북·일 간 납치 실무 협의에 참가하면서 아베 총리를 알게 됐다고 한다. 아베는 2006년 총리가 되자 기타무라를 자신의 비서관으로 발탁했다. 2012년 12월 두 번째로 총리에 취임했을 때 그는 전년도에 민주당 정권에서 내각정보관이 된 기타무라를 유임시켰다. 정권이 바뀌어도 정보기관 수장 자리를 유지한 것이다.

현 아베 내각에서 기타무라 정보관의 역할은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7월 지난해 아베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한 후, 실시한 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배경에는 내각조사실이 전국 289개 소선거구의 동향을 면밀히 분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6월 외무성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아베 총리가 기타무라 정보관을 주축으로 하는 정보 라인을 통해서 북한과의 접촉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