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빛' 꺼진 지 반년… 빚만 남았다

입력 2018.08.29 03:01

수천억 들인 올림픽 경기 시설 관리비용 감당 못해 애물단지로
복원하기로 했던 알파인 스키장… 주민들 "존치해야" 투쟁위 결성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강원도가 '올림픽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이번 올림픽으로 인구 150만의 강원도는 전 세계에 알려졌다. 하지만 폐막 6개월이 지나고도 해결되지 못한 지역 갈등과 임금 체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경기장의 사후 활용 문제도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가장 큰 과제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위기인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강릉하키센터,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다. 이 3개 경기장의 관리 위탁 비용으로 오는 2022년까지 202억8500만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그러나 사후 활용 방안은 물론 누가 관리를 맡을지에 대한 뚜렷한 청사진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강원도는 대회 개막 전부터 경기장 사후 활용 태스크포스를 꾸려 사후 활용 방안을 매듭지으려 했지만 부처 간 이견 등으로 표류하고 있다. 강원도는 관리 비용 부담 비율을 국비 75%, 도비 25%로 나눌 것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다른 대회와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예산 지원에 부정적이다.

평창올림픽 시설 이용 입장 차
정선 가리왕산 알파인스키 경기장은 존치와 복원을 놓고 애물단지가 됐다. 정선 알파인 경기장은 산림청 소유 국유림 가리왕산 101㏊에 사업비 2034억원(국비 75%, 도비 25%)을 들여 조성했다. 산림청은 평창올림픽이 끝나면 산림 복원을 전제로 경기장 조성을 승인했다. 하지만 올림픽이 끝난 후 정선 주민들은 "알파인경기장을 존치해야 한다"며 산림 복원을 반대하고 있다. 지난 22일엔 정선 주민 600여 명으로 구성된 투쟁위원회가 청와대 앞에서 알파인 경기장 복원 반대 집회를 열었다. 유재철 복원반대투위 공동위원장은 "알파인 경기장은 올림픽 유산이자 폐광으로 몰락한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강원 지역 시민 사회단체와 환경단체 등은 가리왕산 복원을 촉구하고 있다. 산림청도 '100% 산림 복원'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올림픽 시설을 설치한 하도급업체의 임금 체불 잡음도 이어지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그랜드스탠드 공급 피해자대책위원회는 지난 22일 평창조직위원회 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밀린 추가 비용 80억원을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평창올림픽 설상 경기장에 임시 관람석을 공급·설치한 하도급업체 52곳의 업체 대표들이다. 평창조직위 측은 "현재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분쟁 조정 중이며 결과에 따라 대금 지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평창올림픽 당시 경기장 컨테이너를 판매 또는 대여, 운송한 하도급업체들도 최근 10억여원의 대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며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개·폐회식이 열린 올림픽 플라자 내 본관 건물을 활용해 조성할 예정인 '평창동계올림픽 기념관'은 규모를 놓고 강원도와 건립추진위원회 간 이견을 보이며 답보 상태다. 7층 규모의 임시 건물인 본관 건물은 현재 3층 규모로 철거가 진행 중이다. 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는 3층 건물에 1개 층을 증축해 4층 규모의 기념관을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강원도는 예산 문제를 들어 1개 층만 활용해 기념관을 건립하겠단 구상을 내비치고 있다. 이수연 강원도청 올림픽발전과장은 "증축 등으로 추가되는 예산만 200억원"이라며 "국비 투입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증축을 통한 기념관 건립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에 따라 국비 지원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자칫 강원도에 불리한 결과가 나오면 이 경기장 시설 유지에 연간 40억원가량의 도비를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평창올림픽이 남긴 유산 대다수가 대회 이후 철거되거나 방치돼 도민의 허탈감이 크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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