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흡연, 처벌한다고 사라질까요"

조선일보
  • 박세미 기자
    입력 2018.08.28 03:00

    [건강을 태우시겠습니까?] [5]
    중고생 80여명 흡연 예방 토론회

    "담배 말고 다른 걸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은데…, 그게 뭔지 모르겠어요."

    27일 서울 대학로의 한 강당. 서울 시내 중·고교생 80여명이 둥근 테이블 8개에 나눠 앉아 머리를 맞댔다. 서울시교육청 중부교육지원청이 마련한 '학생 흡연 예방 대토론회'에서 학생들은 학교 흡연 예방 교육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27일 오후 서울 중부교육지원청이 주최한‘학생 흡연 예방 100명 대토론회’에 참여한 학생들이 학생 흡연예방교육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27일 오후 서울 중부교육지원청이 주최한‘학생 흡연 예방 100명 대토론회’에 참여한 학생들이 학생 흡연예방교육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장련성 객원기자
    학생들은 기존 학교 흡연 예방 교육에 대해 "재미도 없고 지겹다"고 입을 모았다. 동영상을 보여주거나 금연 교육 강사가 와서 진행하는 강연 중심 교육은 전혀 공감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 용강중의 한 학생은 "금연 교육 시간엔 잠자거나 시간만 때우는 애들이 많다"며 "토론이나 글짓기, 그림 그리기, 연극, 골든벨처럼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흡연이 적발되면 퇴학(중학교의 경우 출석 정지)시키는 처벌 중심 교육에 대해선 "처벌을 세게 한다고 금연을 하는 게 아니다"는 반대 의견이 많았다.

    많은 학생이 "오래 기억되고 자주 생각나게 하는 흡연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 학생은 "아이들이 왜 흡연하는지, 힘든 일이 있는 건 아닌지 들어보고 그걸 해결해주는 방향으로 도와주면 좋겠다"고 했고, 성동공고의 한 학생은 "학생들이 담배 이외의, 나만의 취미를 찾아 즐길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광기 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많은 아이가 '호기심 때문에' '멋있어 보여서' '친구들이 다 피워서' 담배를 피운다고 답하는데, 학교 흡연 예방 교육도 이런 관점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청소년(중·고교) 흡연율은 지난 10년여간 큰 폭(2007년 13.3%→ 2017년 6.4%)으로 줄었으나 2016년 6.3%에서 2017년 0.1%p 는 다음 정체 상태다. 특히 여학생 경우 2016년 2.7%였던 흡연율이 처음으로 반등해 2017년 3.1%로 늘어난 상황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은 여전히 벌점 부과, 사회봉사, 특별 교육, 퇴학으로 이어지는 처벌 중심적인 교육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발제를 맡은 제갈정 이화여대 교수는 "청소년 흡연은 성인 흡연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학생 흡연율이 단 1~2%대라도 10대 때 한 번이라도 피우면 성인 시기 계속 피울 확률이 높기 때문에 굉장히 주의해 흡연 예방 교육을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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