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경수,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1억번 중 8800만번 공모 혐의"

입력 2018.08.27 14:35 | 수정 2018.08.27 19:41

"시연 못 보고 공모·가담 안 했다"

허익범(왼쪽) 특별검사와 김경수 경남지사. /뉴시스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 일당의 포털 댓글 조작 횟수가 무려 1억 회에 달한다고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27일 발표했다. 특검팀은 드루킹 일당이 이 중 8840만 회를 김경수 경남지사와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 30분 '대국민 보고형식'으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검팀은 지난 6월 27일부터 이달 25일까지 60일간 수사를 진행해 김 지사와 드루킹 등 12명을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에 따르면 드루킹 등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9명은 지난 2016년 12월 4일부터 올해 2월 1일까지 매크로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 네이버·다음·네이트 뉴스 기사 8만1623개의 댓글 141만643개에 총 9971만1788번의 공감·비공감 클릭 신호를 보내 포털의 댓글 순위 산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에 넘겨진 경공모 회원들은 드루킹을 포함해 '아보카' 도모(61)변호사, '둘리' 우모(32)씨, '솔본아르타' 양모(35)씨, '서유기' 박모(30)씨, '초뽀' 김모(43)씨, '트렐로' 강모(47)씨, '파로스' 김모(49)씨, '성원' 김모(49)씨 등 9명이다.

드루킹은 2016년 여름쯤 당시 정당 선거관계자로부터 "2007년 대선때 댓글 작성 기계 200대를 구입·운영해 효과를 많이 봤고, 2017년 대선에도 사용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이에 대한 대응 필요성을 느껴 김 지사에게 이를 설명한 뒤 프로토 타입(시제품)을 제작해 보여주고 허락을 받아 계속 개발했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드루킹의 지시를 받은 '둘리'와 '트렐로'가 2016년 10월부터 킹크랩 개발을 시작했고, 11월 프로토 타입을 구성한 뒤 같은 해 12월부터 킹크랩을 이용한 실제 댓글 순위 조작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은 대선을 앞둔 지난해 4월부터 본격화됐다. 범행이 집중된 네이버만 놓고 보면 앞선 넉 달동안 한 달 평균 19만 7000여 차례에 불과했던 공감·비공감 클릭수가 지난해 4월 들어 768만여 차례로 늘어난 것이다. 이후 적게는 516만여 차례, 많게는 746만여 차례를 기록하다 올 1월 2265만여 차례으로 훌쩍 늘었다.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과 댓글 여론조작을 공모했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지난 2016년 6월 30일 드루킹을 소개받아 알게된 뒤 같은 해 11월 9일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일명 ‘산채’)를 방문해 드루킹으로부터 킹크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시연을 참관한 뒤 킹크랩의 개발과 운용을 허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지사와 드루킹은 2016년 6월부터 올 2월까지 산채와 김 지사의 국회의원 사무실 등에서 11차례에 걸쳐 만난 것으로 특검팀은 파악했다. 경제민주화 관련 정책과 기타 정치 관련 정보, 인사 청탁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핵심 쟁점은 킹크랩 시연회다. 2016년 11월 9일 느룹나무 출판사에서 드루킹 일당이 김 지사에게 킹크랩의 프로토타입을 시연했는지다. 특검팀 관계자는 "최근 압수된 노트북의 비밀번호를 해독해 킹크랩 시연 당시의 소스코드 파일을 확보했다"며 "시연 시간대의 네이버 뉴스 공감 클릭 로그 기록 1700만여 건을 분석해 킹크랩 시연이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를 본 뒤 드루킹에게 100만원을 건넸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김 지사로부터 100만원을 받았다는 경공모 회원이 경찰 수사단계와 달리 진술을 번복했고, 특검 조사 단계에서도 일관되게 부인했다고 한다. 또 드루킹과 현장에 있던 다른 회원들도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게 특검팀의 설명이다.

김 지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2016년 11월부터 지난 대선까지 킹크랩을 이용해 댓글에 공감·비공감 클릭을 하는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했고, 대선 후에는 올 지방선거까지 댓글 순위 조작 작업을 연장하기로 했다는 게 특검팀 수사 결과다. 드루킹은 자신의 측근인 도 변호사를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보내줄 것을 요구했으나, 김 지사는 ‘오사카 총영사는 어렵고 센다이 총영사로 추천해 임명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직선거법은 특정인을 당선되게 하거나 낙선시킬 목적으로 유무형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약속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김 지사 측 변호인 오영종 변호사는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김 지사는) 킹크랩 시연을 본 사실이 없고, 달리 드루킹과 범죄를 공모한 일도 범행에 가담한 일도 없다"면서 "앞으로 진행될 재판과정에 충실히 임하여 김 지사의 무고함을 밝혀나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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