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긍정효과 90%' 靑통계 논란때 그 자료 제출한 인물이 새 통계청장으로

입력 2018.08.27 03:00

13개월된 청장 이례적으로 교체

강신욱 청장
강신욱 청장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황수경 통계청장을 물러앉히고, 신임 통계청장에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임명했다. 강 신임 청장은 소득 재분배 분야를 10년 이상 연구한 진보 성향의 연구자로 알려져 있다.

강 신임 청장은 보건사회연구원 소득보장정책연구실장으로 있던 지난 5월 청와대 지시를 받아, 통계청 가계소득 동향 자료를 분석해 청와대에 제출한 인물이다. 당시 1분기 소득분배가 크게 악화된 통계가 나오자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론을 제기했고, 이에 반대하는 청와대 경제팀과 대립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강 신임 청장과 노동연구원 관계자가 함께 수행한 분석 자료를 토대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며 청와대 경제팀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를 두고 관가에선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의 효과를 통계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임무를 받은 통계청장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경질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황수경 전 청장은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첫 통계청장인 데다 최근까지 인사설이 전혀 없었다. 과거 통계청장의 재임 기간이 2년 안팎인 데 비해, 그의 근무 기간도 13개월밖에 안 된다.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각종 통계 지표를 조사·발표할 뿐 정책을 구상하거나 시행하는 곳이 아니다. 역대 통계청장은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대부분 2년 정도 근무했다.

이명박 정부 때 김대기 청장이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1년 1개월 만에 물러난 적이 있지만 후임자인 이인실·우기종·박형수·유경준 청장은 모두 1년 8개월~2년 3개월씩 근무했다.

이번에 물러난 황 청장은 국책 연구 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로 알려져 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해 현 정부 정책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는 평이 따랐다.

하지만 지난 5월 '소득 계층 간 분배가 악화됐다'는 1분기 가계소득 동향이 발표된 뒤,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표본 가구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60대 이상 저소득층 가구가 전보다 증가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홍보하지 않아 비판 여론을 키웠다는 것이다. 당시 통계청은 '하위 20%(1분위)의 소득이 역대 최고치인 8% 감소했고 양극화 지수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는 자료를 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 주도 성장이 저소득층의 소득을 오히려 감소시켰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통계청 직원들 사이에서는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황 청장을 경질한 것은 통계청의 업무 결과가 마음에 안 들었다는 것 아니겠냐" "정책 부서장이 아닌 통계청장에게 경제 지표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것은 황당한 일"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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