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집회엔 돈받고 동원된 노인뿐?… 대졸·중산층이 절반 넘어

조선일보
입력 2018.08.27 03:00

2년 가까이 이어진 집회… 月 1회 이상 나온 3037명 설문

지난 25일 서울 도심에서는 3000여 명이 참석하는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광복절이었던 지난 15일에도 2만7000여 명이 태극기를 들고 서울 광화문 일대에 모였다. 낮 최고기온이 38도에 달하는 폭염 속에서도 50대 이상 중·노년층이 주축이 된 참가자들은 낮부터 저녁까지 집회를 이어갔다.

2016년 11월 시작된 태극기 집회가 2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정치 집회에 적극적이지 않던 중·노년층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하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터넷에서는 이들에 대해 '돈 받고 동원된 가난한 노인' '군가(軍歌) 트는 극우 집단'이라는 평가도 있다.

지난 4월 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 당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6년 11월 시작된 태극기 집회는 1년 9개월째 매주 토요일 서울 도심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4월 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 당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6년 11월 시작된 태극기 집회는 1년 9개월째 매주 토요일 서울 도심에서 열리고 있다. /박상훈 기자

태극기 집회에 나오는 이들은 누구고, 이들은 무엇을 원할까? 본지가 태극기 집회 적극 참가자를 상대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절반 이상은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중산층 이상"이라고 했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얼마 받고 집회에 나왔느냐는 소리를 들을 때 가장 화가 난다"고 했다.

본지는 지난 14~15일 태극기 집회 주최 측이 운영하는 네이버 밴드, 카카오톡 등을 이용해 태극기 집회 참가자 547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했다. 이 중 한 달 한 번 이상 태극기 집회에 참가한다고 답한 3037명을 분석했다. 연령별로는 60대, 70대 이상이 62.2%, 40~50대는 33.2%였다. 사회적 계층을 묻는 말에는 중산층이라고 답한 사람이 49.8%로 가장 많았다. 서민층(41.8%), 상류층(4.4%), 빈곤층(4%) 순이었다. 학력 수준도 높았다.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은 59.5%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50대 이상 시민 중 4년제 대졸 이상 학력자 비율은 16.2%(2015년 기준)다. 취업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59%가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표현 방법이 세련되지 못한 부분은 있지만 소외된 노인의 극우 집회는 아니다"고 했다. 15일 서울역 앞 태극기 집회에서 만난 이모(67)씨는 "매주 부산에서 집회 나오려고 참가비를 3만원씩 낸다"며 "매주 수천 명을 돈 주고 동원할 수 있으면 직접 해보라"고 했다.

태극기 집회 참가자는 누구인가

지난달 21일 집회에서 만난 김차환(63)씨도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 부장, 협력업체 대표도 지낸 사람"이라며 "중산층 이상 재력(財力)도 있고 자녀들도 독립해 생활에 문제없다"고 했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김경진(61)씨도 "금융권에서 일하다 3년 전 은퇴했고 경기도로 귀농했다"고 했다. 태극기 집회를 주도하는 대한애국당 관계자는 "외부 이미지와 달리 참가자들은 대부분 집과 직장을 오가고, 정치 활동은 투표가 전부였던 가장들"이라고 했다.

태극기 집회에 참가한 이유(복수 응답)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체제 수호'라고 답한 사람이 86.1%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권'(70.6%)이라고 답한 사람보다 많았다. 문재인 정부 정책 등에 반대해서 참가한다는 사람(52.7%)도 많았다. 박민수(49)씨는 "자유민주주의 등 여러 분야에서 대한민국이 위기라는 생각으로 집회에 가고 있다"고 했다.

보수 성향 집회이지만 기성 보수 정당에 대해서는 강한 반감을 보였다. 설문 참여자 중에서도 지지 정당으로 자유한국당을 꼽은 사람은 26.4%로 '지지 정당이 없다'(29.7%)고 답한 비율보다도 적었다. 태극기 집회를 주최해온 대한애국당에 대한 지지는 42.2%로 높은 편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기성 언론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집회 참가자 70%는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는다'고 했다.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정보 전파는 젊은이들 못지않았다.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등을 통해 설문 조사를 배포하고 5470명으로부터 답변을 받는 데 걸린 시간은 단 이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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