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의원이 25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새 당 대표에 선출됐다. 이 대표는 선출 직후 수락 연설에서 "일하는 민주당, 유능한 민주당, 강한 민주당으로 역사적 책임을 완수하겠다"면서 "야당과도 진솔한 자세로 꾸준하게 대화하는 등 최고 수준의 협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 5당 대표 회담을 조속히 개최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과반 의석에 못 미치는 지금의 집권 여당은 4개 야당을 상대로 여소야대 국회를 꾸려 나가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규제 개혁이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데 답답함을 표시하는 것도 국회에서 관련 입법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최고 수준의 협치'를 다짐한 것은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라고 믿고 싶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끊임없이 '협치'라는 말을 되뇌어 왔지만 행동은 딴판이었다. 야당을 '적폐'로 몰면서 뿌리 뽑아야 할 대상인 것처럼 취급해 왔다. 이런 집권 세력에 협력할 야당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이 대표는 노무현 정부 시절 장관과 총리를 지내면서 거친 언행으로 야당과 갈등을 빚곤 했다.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을 '차떼기당'으로 불러 국회를 보름 가까이 파행시킨 일도 있다. 그래서 이 대표의 협치 다짐에도 앞으로의 여야 관계가 순탄할지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민주당 20년 집권 시대를 열겠다"는 식의 이 대표 말은 야당을 무력화하겠다는 공격적인 언사로 들릴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야당과 최고 수준의 협치를 이뤄내겠다는 이 대표의 다짐이 진짜 속내이기를 바란다. 이 대표는 진정성 있는 언행으로 야당의 협력을 얻어내는 것이 문재인 정권의 성공과 7선 경력에 걸맞은 자신의 정치력을 입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