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알츠하이머 투병中" 공개…'회고록 재판' 참석 불가 방침

입력 2018.08.26 16:54 | 수정 2018.08.26 16:58

지난해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두환(87·사진) 전 대통령 측이 첫 공판을 하루 앞둔 26일 알츠하이머(치매 환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퇴행성 뇌질환) 진단 사실을 공개하며 법정 출석 불가 방침을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3일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사격을 증언한 조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 등으로 기술,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7일 광주지법에서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는 이날 입장문에서 "전 전 대통령의 공판 출석은 법리 문제를 떠나 아내 입장에서 볼 때 매우 난감하다"며 "2013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전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의료진이 처방한 약을 복용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전 전 대통령의 현재 인지 능력은 회고록 출판과 관련해 소송이 제기돼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들어도 잠시 뒤에는 설명을 들은 사실조차 기억을 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했다.

이씨는 발병 배경에 대해 "1995년 옥중에서 시작한 단식을 병원 호송 뒤에도 강행하다 28일 만에 중단했는데 당시 주치의가 뇌세포 손상을 우려했다"며 "2013년 검찰이 자택 압수수색을 벌이고 일가 친척·친지들의 재산을 압류하는 소동을 겪은 뒤 한동안 말을 잃고 기억상실증을 앓았는데, 그 일이 있은 뒤 대학병원에서 알츠하이머 증세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적절한 치료 덕분에 증세의 급속한 진행은 피했지만 90세를 바라보는 고령 때문인지 근간에는 인지 능력이 현저히 저하돼 방금 전의 일들도 기억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이어 "이런 정신건강 상태에서 정상적인 법정 진술이 가능할지도 의심스럽고, 그 진술을 통해 형사소송의 목적인 실체적 진실을 밝힌다는 것은 더더욱 기대할 수 없다"며 "이 나라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이 공개된 장소에 불려 나와 앞뒤도 맞지 않는 말을 되풀이하고, 동문서답하는 모습을 국민도 보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정상적 진술과 심리가 불가능한 상황임을 살펴볼 때, 또 시간 맞춰 약을 챙겨야 하는 사정 등을 생각할 때 아내 입장에서 왕복에만 10시간이 걸리는 광주 법정에 전 전 대통령을 무리하게 출석하도록 할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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