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이산가족 상봉에 나서는 남측 이산가족 326명이 24일 오전 8시 50분 빗줄기를 뚫고 금강산으로 출발했다. 이산가족들이 전날 집결한 강원도 속초는 빗줄기가 굵었지만 바람은 심하지 않았다. 이산가족들이 금강산으로 출발하기에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산가족들은 가족을 만날 설렘에 이른 아침부터 부산한 모습이었다. 대부분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숙소 로비에 나와 날씨를 확인했다.
이북에 사는 형을 만나러 가는 목원선(85)·원구(83) 형제는 아침 일찍부터 1층 로비 소파에 앉아 출발을 기다렸다. 목원선 할아버지는 "새벽 2시 30분에 일어나자마자 뉴스로 태풍 경로를 확인했다"면서 "이 정도면 (날씨가) 양호한 거야. 참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목원구 할아버지도 "그래도 다행인 건 이쪽으로 태풍이 안 왔다. 우리가 버스 타고 가는 데도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형을 만나러 가는 소감을 묻자 "꿈만 같다"고 답했다.
북측 누나와 상봉할 최성택 할아버지(82)는 "(태풍이) 비껴간다고 하긴 하는데 날씨가 좋지 않네요. 그래도 못 가는 것보다는 좋잖아요"라고 했고, 북측 언니를 만나러 가는 강두리(87) 할머니는 "반갑고 기쁜 사람들 만나는데 비가 왜 이리 오느냐"고 했다.
북측 언니를 만나는 김정자(83)·정숙(81) 자매는 언니를 만날 생각에 들떠 밤늦게까지 얘기를 나누다 잠들었지만 새벽 4시 30분에 깼다. 김정숙 할머니는 "어제는 좀 믿기지 않고 그랬는데, 오늘 아침에 눈을 뜨니까 아, 오늘 언니를 만날 수 있구나, 진짜 보는 거구나 싶어"라고 말했다.
현장을 챙기고 있는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태풍 때문에 어제그저께부터 여러 대비 계획을 플랜 B, 플랜 C까지 (마련)해야 하나 걱정했는데, 일단 예정된 시간에 출발할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상봉단은 이날 오후 1시쯤 금강산 지역에 도착해 짐을 풀고, 오후 3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단체상봉 형식으로 첫 상봉을 한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이어 환영 만찬에서 다시 만나게 되고 이튿날 개별상봉과 객실중식, 단체상봉, 마지막 날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 순서로 총 12시간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