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안게임
  • [우리는하나다]장점 뚜렷한 북한스포츠,단일팀 기대효과 큰 이유

    입력 2018.08.23 11:38

    1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 남북한이 공동 입장하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18/
    '장막'을 걷고 국제 무대로 나온 북한 스포츠는 예상보다 강했다. 정치적인 논리를 떠나 스포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라도 '남북 단일팀'에 대한 더 큰 진전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20일 오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바스켓홀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조별리그 남북 단일팀과 인도의 경기가 열렸다. 104대 54로 승리한 단일팀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20/
    지난 18일 개막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는 카누-조정, 여자농구에서 남북 단일팀이 출전했다. 한반도기를 가슴에 달고 뛰는 단일팀은 아직까지는 남과 북의 평화적 교류와 관계 진전을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 국제 스포츠계에서도 이런 이유로 '단일팀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셰이크 아흐마드 알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의장은 지난 21일 일본 교도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2020 도쿄올림픽에 더 많은 남북 단일팀을 볼 수 있기를 희망 한다"고 밝혔다. 자카르타에 격려 방문중인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또한 북한 김일국 체육상과 경기장에 수시로 동행하며 단일팀 확대를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런 정치적 이유가 아니더라도 남북 단일팀이 더욱 확대해야 될 명확한 이유가 있다. 스포츠 경쟁력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는 시너지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 스포츠의 경쟁력은 상당히 강력했다. 일부 종목에서는 한국 선수들의 기량을 압도하기도 했다. 그간 국제 무대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서 우리가 북한 스포츠의 수준에 대해 잘 몰랐던 것이다.
    21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레슬링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안게임' 남자 레슬링 그레꼬로망 60kg 동메달 결정전이 열렸다. 북한 리세웅이 공격을 하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21/
    아시안게임 현장에서 목격한 북한 스포츠는 한 마디로 선이 굵었다. 화려한 기술 보다는 강한 체력과 탄탄한 기본기에 바탕을 둔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런 스타일이 잘 맞는 종목들이 있다. 22일까지 북한은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로 종합 6위에 랭크 돼 있는데, 금 5개가 역도(3개)와 레슬링(2개)에서 나왔다. 레슬링은 금 외에도 은 1개와 동 2개 등 총 5개의 메달을 따냈다. 체력과 기본기를 앞세운 북한 스포츠가 어떤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 보여주는 증거다.
    무엇보다 북한 스포츠의 이런 실력이 외부에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지난 22일 남자 역도 69㎏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오강철은 국제무대에서는 거의 무명이나 다름없었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2위가 알려진 경력의 전부였다. 그러나 세계랭킹 1위인 한국의 원정식이나 2014 인천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북한 김명혁 등을 가볍게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오강철의 금메달은 '장막을 걷고 나온 북한 스포츠의 실력'을 상징한다. 여기에 체조 여자 단체전 은메달도 상당히 뜻밖의 결과였다.
    그래서 실제로 북한이 우위에 있는 일부 종목의 협회,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은 합동 훈련 등 더 많은 교류를 통해 북한 측의 노하우를 이어받기를 원한다. '공평하게 선발된다면'을 전제로 단일팀에 찬성하는 선수와 협회도 적지 않다. 체육인들이 현장에서 기대하는 '시너지 효과'가 실제로 매우 크기 때문이다. 지난 코리아오픈 탁구에서 장우진-차효심의 단일팀 혼합복식조가 우승을 차지한 게 좋은 사례다. 세계 최강 수준인 여자축구를 필두로 체조와 탁구, 아티스틱 스위밍, 다이빙, 역도, 레슬링, 여자농구 등에서도 충분히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사실 그간 '남북 단일팀'에 대해서는 긍정의 의견 못지 않은 반대 목소리가 컸다. 반대 의견도 일리가 있다. 이전까지 만들어진 단일팀에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적 평화 논리를 앞세워 급하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형평성이나 공정성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다. 심지어 스포츠 자체의 경쟁력도 오히려 약해진 측면이 없지 않았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때 여자하키 단일팀이다. 평화교류 의미는 컸지만, 팀 자체의 모양새는 이상했다.
    그러나 충분한 시간을 통한 합리적 선별이 전제가 된다면 단일팀은 세계 스포츠 무대에서 '코리아'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승부수가 될 수 있다. 한국 아마추어 스포츠의 경쟁력이 점차 쇠퇴해가는 지금이야 말로 좋은 기회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6회 연속 종합 2위' 목표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초반 분위기가 좋지 않다.
    개막 4일이 지난 22일 기준, 일본에 2위를 내줬다. 금메달 격차가 무려 9개나 돼 2위 수성에 비상이 켜진 상황이다. 현장의 많은 체육 관계자들은 "앞으로 이런 상황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걱정한다. 단일팀 확대는 이런 침체 분위기에 빠진 한국 체육계에 새로운 활로를 제시하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