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듣지도 않을거면서 왜 물었나"… 安 무죄 판결 대놓고 비판

입력 2018.08.18 19:25 | 수정 2018.08.19 15:47

안희정(54)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수행비서 김지은(33·사진)씨가 안 전 지사에게 무죄 선고를 한 재판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18일 서울 사직동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열린 '안희정 무죄 판결 규탄' 집회에서 정혜선 변호사는 김씨의 심경을 담은 편지를 대독했다.

김씨는 "살아 내겠다고 했지만 건강이 온전하지 못하다. 8월14일(선고일) 이후에는 여러 차례 슬픔과 분노에 휩쓸렸다"며 편지를 시작했다.

"'죽어야 제대로 된 미투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죽어야 할까'라는 생각도 수없이 했습니다.
저는 그날 안희정에게 물리적 폭력과 성적 폭력을 당했습니다. 그날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의 거절을 분명히 표시했습니다. 그날 직장에서 잘릴 것 같아 도망치지 못했습니다. 그날 일을 망치지 않으려고 티 내지 않고 업무를 했습니다.
그날 안희정의 '미안하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말을 믿었습니다. 그날 안희정의 범죄들을 잊기 위해 일에만 매진했습니다."

김씨는 재판부에 대한 서운함도 드러냈다. 그는 "제 목소리 들으셨나. 당신들이 한 질문에 답한 제 답변 들으셨나. 검찰이 재차, 3차 검증하고 확인한 증거들 읽어보셨나. 듣지 않고 확인하지 않을 거면서 제게 왜 물으셨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가해자의 증인들이 하는 말과 그들이 낸 증거는 다 들으면서 왜 저의 이야기나 어렵게 진실을 말한 사람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았나"라며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결을 해줄 판사님들을 만나게 해 달라고 간절히 바라는 것밖에 없다"고 적었다.

집회 참가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김씨는 "여러분이 권력자와 상사에게 받는 그 위력과 폭력, 제가 당한 것과 같다"며 "강한 저들의 힘 앞에 대적할 수 있는 것은 여러분의 관심밖에 없다. 바로잡을 때까지 이 악물고 살아 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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