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 교사 로봇 ‘푸딩’이 아이들에게 구연동화를 들려주고 영어를 가르쳐 준다. 푸딩의 원격 모니터링 기능을 이용하면, 집안 구석구석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다. ‘리쿠’는 개·고양이처럼 반려 동물 역할을 하는 애완 로봇이다. 로봇 관절이 섬세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고개를 좌우로 흔들거나 걷고 앉는 것도 가능하다.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 신관 4층 ‘2018 용산 로봇 페스티벌’ 현장. 퓨처로봇, 원더풀플랫폼, 로보링크 등 20여개의 국내외 유명 로봇 전문 기업의 최신 로봇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전자랜드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준비한 행사다. 행사는 8월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 간 열린다.

전자랜드는 로봇 페스티발 개막식에서 ‘대한민국 퍼스널컴퓨터(PC)의 메카'인 전자랜드를 ‘로봇 신(新)유통 메카'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 전자랜드는 신관 4층의 300여평 공간을 로봇 기업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용산 로봇 페스티벌이 26일까지 열흘간 용산 전자랜드 신관 4층에서 진행된다.

◇ 커피 내주는 로봇, 세계 최초 물고기 로봇 ‘눈길'

국내 로봇 개발사 ‘퓨처로봇’이 개발한 자동 주문 로봇 ‘엘리(ELLY)’.

17일 현장에 가보니, 각양각색의 로봇들이 관람객의 발길을 끌었다. 우선 기자는 퓨처 로봇이 개발한 엘리(ELLY)는 타준 커피 한잔부터 마셨다. 사용자가 커피 종류를 선택하고 결제를 마치면 로봇 팔이 자동으로 커피를 내준다. 퓨처로봇 측은 "이 제품을 전자랜드에 공급하기로 했다"면서 "전자랜드가 자체 브랜드를 붙여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로봇 개발사 ‘토룩’이 개발한 반려 로봇 ‘리쿠(LIKU)’.

여러 종류의 반려 로봇도 눈에 띄었다. 국내 개발사 토룩이 개발한 반려 로봇 리쿠는 스스로 생각해서 행동하고 움직인다. 겉모양은 꼬마 아이를 닮았다. 사용자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수록 사용자의 특성에 맞춰 반응한다. 가령, 주인 얼굴을 알아보고 주인이 집에 들어오면 인사를 하며 반갑게 맞이한다. 리쿠는 내년 4월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파이보'는 인터넷 서핑을 좋아하고 자신이 습득한 정보를 친구와 나누기를 좋아하는 반려 로봇이다. 향후 코딩 기능이 추가되면,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더할 수도 있다.

국내 로봇 개발사 ‘아이로’가 개발한 60cm크기의 자율 유영 물고기 로봇.

국내 업체인 아이로가 상용화한 세계 최초 자율 유영(游泳) 로봇 물고기도 화제였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도 인기를 모은 이 로봇은 실제 물고기처럼 물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리저리 떠돌아 다닌다. 아이로는 물고기 로봇 대중화를 위해 초소형 유영 로봇 물고기도 곧 선보일 계획이다.

송세경 퓨처로봇 대표는 "로봇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지능형 로봇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가는 주요한 테마"라고 말했다.

◇ 토크 콘서트, e 스포츠 대회 등 체험거리 가득

인기 유튜버 도티가 토크 콘서트 참석을 위해 페스티벌 현장을 찾았다.

로봇 전시 외에도 체험거리가 가득했다. 이날 오후 2시에는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 ‘도티'의 토크 콘서트가 열려 현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도티는 사용자 눈높이에 맞춘 친철한 게임 해설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날 토크 콘서트에는 청소년은 물론 어린 자녀를 동반한 학부모까지 몰렸다.

도티는 "소비자들은 틀에 맞춘 콘텐츠보다 창의적인 콘텐츠에 더 열광한다"며 "크리에이터의 역할이 갈 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양띵, 카이스트 고경철 교수, 드로젠 이흥신 대표 등 전문가가 참여하는 토크 콘서트도 예정돼 있다.

레전드 히어로즈 체험존.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 등장해 화제가 된 스크린 스포츠 게임 ‘레전드 히어로즈’도 페스티벌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센싱 기술을 활용한 스크린 스포츠 게임은 사용자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포착해 내는 것이 특징이다. 화면을 그대로 따라하는 ‘액션레이싱’과 화면에 등장하는 사탕을 부수는 ‘캔디슬래시' 등을 30분 정도 체험하니, 운동 효과가 상당했다.

이외에도‘전자랜드 배 스타크래프트2 대회’와 ‘LOL 프로게이머와 함께하는 프로암 이벤트’ 등 e스포츠 대회도 다채롭게 열릴 예정이다.

◇ 용산전자상가 활기 되찾자...‘로봇 메카 시동’ 위애 민관이 뭉쳤다

페스티발 개막 행사에서는 로봇 산업을 발전시켜 용산전자상가의 활기를 되찾겠다는 ‘로봇 신유통 플랫폼 구축' 선언이 나왔다.

용산 로봇 페스티벌 개막 행사에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상생 협약식(사진 왼쪽)’과 ‘로봇 신유통 플랫폼 구축 협약식’이 진행됐다.

이번 페스티벌을 주최한 전자랜드와 서울시,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용산구는 한국 로봇 산업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전자랜드는 용산 전자랜드에 전시, 교육, 애프터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로봇산업진흥원은 전자랜드에 로봇기업이 적극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지원 정책을 개발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용산구는 행정적 지원에 나서 로봇 신유통 생태계를 뒷받침한다.

문전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원장은 "로봇 기업의 97%는 중소기업인데, 이들간의 네트워크가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로봇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문 인력들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봉철 전자랜드 회장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게 된 건 강력한 내수 시장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전자랜드는 로봇 전시·유통·교육 등을 제공하는 로봇 유통 메카로 거듭나 국내에서 세계적인 로봇 기업이 나오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용산 로봇 페스티벌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robot.etland.co.kr)에서 확인하면 된다.